Chapter 25

모의투자 실험실

스물네 개 장에서 주식의 부품을 하나씩 만져 보았다. 호가와 체결, 수수료와 거래세, 재무제표와 가치평가, 분산과 지수, 백테스트와 매매 규칙, 레버리지와 심리. 이 장은 그 부품을 한 대의 기계로 조립해 직접 몰아 보는 곳이다. 1,000만원을 들고 날짜가 가려진 가상의 시장에 들어가 하루씩 사고판다. 옆 계좌 두 개가 같은 날 같은 시장에서 함께 움직인다. 하나는 지수를 사서 그대로 두는 계좌, 하나는 이 책 내내 한결이 다듬어 온 규칙대로 움직이는 계좌다. 게임이 끝나면 실제 날짜와 국면이 공개되고, 내 계좌의 성과가 비용, 타이밍, 종목 선택으로 나뉘어 나온다. 뒤이어 나오는 열두 개의 작은 실험은 그 결과가 실력이었는지 운이었는지 따져 보는 도구다.

실험실의 규칙

실험실의 시장은 이 책 내내 써 온 가상의 시장(ST.market())이다. 약 10년, 2,601거래일 동안 SB 종합지수와 다섯 가상 회사(한빛반도체, 누리식품, 별빛바이오, 다온은행, 모아플랫폼)의 가격이 들어 있다. 교육용으로 만든 가짜 가격이고, 완만한 상승, 조정, 강세장, 급락, 급반등, 약세장, 횡보 같은 국면이 섞여 있다. 게임은 이 10년 가운데 아무 날에서나 시작하고, 날짜를 숨긴다. 지금이 강세장 한복판인지, 폭락 직전인지 모르는 상태로 결정해야 한다. 실제 투자자가 늘 서 있는 자리가 그렇다.

하루는 아래 순서로 흘러간다. 그날의 종가와 뉴스가 공개되면 호가창을 보고 주문을 넣는다. 주문은 실제 호가 단위로 깔린 호가창(3장)과 맞부딪혀 체결되고, 체결된 만큼 수수료와 거래세(23장)를 뗀다. 다음 날로 넘어가면 가격이 움직이고, 걸어 둔 지정가 주문이 체결되거나 사라지고, 배당과 매달 입금이 들어온다.

① 종가와 뉴스 공개 날짜는 숨긴다 ② 호가창 보기 매도 잔량 · 매수 잔량 ③ 주문 넣기 시장가 · 지정가, 수량 ④ 체결과 비용 스프레드 · 수수료 · 거래세 ⑤ 다음 날로 지정가 체결 · 배당 · 입금 반복 같은 날, 같은 시장에서 두 계좌가 함께 움직인다 지수 그대로 보유 한결의 규칙 80 + 20
그림 1. 게임의 하루. 날짜를 모르는 채로 그날의 종가와 뉴스를 보고, 호가창에 주문을 넣고, 체결과 비용을 확인한 뒤 다음 날로 넘어간다. 내 결정과 상관없이 두 비교 계좌가 같은 가격으로 움직이므로, 게임이 끝났을 때 "시장이 좋았다"와 "내가 잘했다"를 나눌 수 있다.
가상의 시장이고, 투자 권유가 아니다

여기 나오는 회사, 지수, 가격, 뉴스는 모두 교육용으로 만든 가상이다. 실제 회사나 상품과 관계없고, 어떤 종목이나 전략을 사라는 뜻이 아니다. 게임에서 이긴 방법이 실제 시장에서 통한다는 보장도 없다. 과거(가상의) 수익률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수수료 0.015%, 증권거래세 0.20%(국내 주식형 ETF는 매도 때 거래세 없음), 배당소득세 15.4%, 가격제한폭 ±30%, 호가 단위는 2026년 기준 대표값이며 제도는 바뀐다. 실제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다르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손으로 확인하자. 호가창에는 가격마다 쌓인 수량이 정해져 있다. 시장가로 많이 사면 맨 위 호가를 다 먹고 그다음 호가, 그다음 호가로 올라가며 체결된다. 이것이 미끄러짐(Slippage)이다. 아래에서 주문 금액을 키워 보며 평균 체결가가 얼마나 밀려 올라가는지 본다. 게임의 호가창도 똑같이 움직인다.

LAB

주문 크기와 체결가: 호가창을 먹어 들어가기

체결 수량—
평균 체결가—
미끄러짐(중간가 대비)—
수수료 포함 총액—
해볼 것: ① 100만원을 한빛반도체에 넣으면 맨 위 호가 하나로 끝난다. ② 1억원으로 올리면 몇 호가를 먹는가? ③ 같은 금액을 호가가 얇은 별빛바이오(코스닥 소형 바이오)에 넣고, 호가 두께를 0.3배로 줄여 본다. (호가는 ST.Book.seed로 기준가 주변에 무작위로 깐 교육용 가정이다. 한 번 산 뒤 남은 호가는 다시 채워지지 않는다고 본다.)

작은 금액에서는 미끄러짐이 사실상 0이고 비용은 스프레드 한 칸과 수수료가 전부다. 금액이 커지거나 호가가 얇아지면 평균 체결가가 계단처럼 올라간다. 그래서 큰 주문은 지정가로 나눠 넣는다. 1,000만원 계좌에서는 대부분 맨 위 한두 호가로 끝나지만, 별빛바이오 같은 종목을 급하게 시장가로 사고팔면 이 계단을 직접 밟게 된다.

가상 시장에서 사고팔기

이제 게임이다. 조작은 다음과 같다.

  1. 위쪽 띠에서 기간(1년·3년·5년)과 매달 70만원 입금 여부를 고른다. 바꾸면 새 게임이 시작된다. 시작 자금은 한결과 같은 1,000만원이다.
  2. 종목 탭(한빛·누리·별빛·다온·모아·지수 ETF)을 눌러 차트와 호가창을 바꾼다. 차트에는 20일·60일 이동평균과 내 매매 표시가 나온다. 차트 위에 마우스를 올리거나 손가락으로 누르면 그날의 시가·고가·저가·종가가 나온다.
  3. 주문 칸에서 매수/매도, 시장가/지정가, 수량을 고르고 주문을 누른다. 호가창의 가격을 누르면 그 가격이 지정가로 들어간다. 걸어 둔 지정가 주문은 다음 거래일 장중까지 유효하고, 그날 가격이 닿으면 체결된다.
  4. 다음 날, ×5, ×20, ×60으로 시간을 보낸다. 자동은 하루씩 흘러가게 한다.
  5. 기간이 끝나거나 끝내기를 누르면 실제 날짜와 국면이 공개되고, 성과 분해 리포트가 나온다.

배당은 연말 배당기준일 종가에 들고 있으면 받는다(실제로는 몇 달 뒤 들어오지만 여기서는 바로 넣는다). 누리식품(배당수익률 약 5%), 다온은행(약 6%), 한빛반도체(약 2%), 모아플랫폼(약 0.2%), 지수 ETF(분배금 약 1.7%)가 해당하고, 15.4%를 떼고 들어온다. 지수 ETF는 SB 종합지수를 따라가며 연 0.05%의 보수가 가격에서 매일 조금씩 빠진다.

GAME

모의투자 게임: 1,000만원으로 가려진 시장 건너기

—
기간
—

호가창 —

주문

주
—
총자산—
예수금—
평가손익—
내 수익률(시간가중)—
지수 보유 대비—

보유 종목

지금까지 낸 비용

뉴스와 알림

    리포트는 게임이 끝나면 나온다

    위 막대는 지금까지의 성과 분해다. 게임이 끝나면 실제 날짜와 지나온 국면이 공개된다.

    해볼 것: ① 아무것도 하지 않고 ×60만 눌러 본다. 현금만 들고 있는 계좌는 지수와 어떻게 벌어지는가? ② 별빛바이오를 시장가로 자주 사고팔아 본다. 비용 칸과 성과 분해의 '비용' 막대를 본다. ③ 급락 뉴스가 연달아 나올 때 전부 팔고 반등을 기다려 본다. 끝난 뒤 '타이밍' 막대를 확인한다. (가정: 시장가는 그날 종가 주변 호가창에 체결, 지정가는 다음 거래일 시가·고가·저가로 판정, 비교 계좌는 종가 근처 호가로 소수점 단위까지 산다. 가상 가격에는 배당락을 넣지 않았다.)

    몇 판 해 보면 흔한 결말이 보인다. 첫째, 처음 며칠 동안 무엇을 살지 고민하며 현금을 들고 있는 사이 지수가 오르면, 그 차이가 끝까지 남는다. 둘째, 자주 갈아탈수록 비용 칸이 조용히 불어난다. 왕복 한 번에 약 0.23%(ST.roundTrip())와 스프레드 한 칸이 나가므로, 한 달에 네 번 갈아타면 1년에 10% 가까이를 비용으로 낸다. 셋째, 한 종목에 몰았다면 결과는 거의 그 종목이 그 기간에 어땠는지로 정해진다. 잘 맞히면 지수를 크게 이기지만 그것이 실력인지는 한 판으로 알 수 없다.

    무엇이 성과를 갈랐나

    리포트의 막대 그래프는 내 수익률과 지수 수익률의 차이를 네 조각으로 나눈다. 하루하루 내 계좌의 수익률은 "주식에 들어가 있던 비중 \(e\)"와 "그 주식들이 오른 정도 \(r_h\)", 그리고 배당과 비용으로 정확히 쪼갤 수 있다. 여기서 지수 수익률 \(r_m\)을 빼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r_{\text{내}} - r_m = \underbrace{(e-1)\,r_m}_{\text{타이밍}} + \underbrace{e\,(r_h - r_m)}_{\text{종목 선택}} + \underbrace{d}_{\text{배당}} - \underbrace{c}_{\text{비용}}$$
    \(e\): 전날 종가 기준 계좌에서 주식이 차지한 비중, \(r_h\): 들고 있던 종목들의 그날 수익률, \(r_m\): 지수 수익률, \(d\): 세후 배당 ÷ 계좌, \(c\): 수수료·거래세·체결가 손실 ÷ 계좌. 날마다 더해서 쌓는다.
    0 +12% 지수 −4%p 타이밍 +2%p 종목 선택 +1%p 배당 −3%p 비용 +8% 내 계좌 지수에서 출발해 네 조각을 더하고 빼면 내 수익률에 닿는다
    그림 2. 성과 분해(예시 숫자). 지수가 12% 오른 해에 현금을 오래 들고 있어 4%p를 놓치고(타이밍), 고른 종목이 지수보다 조금 잘해 2%p를 벌고, 배당으로 1%p를 받고, 잦은 매매로 3%p를 냈다면 내 계좌는 8%다. 날마다 더한 값이라 복리 효과만큼 작은 오차(잔여)가 남는다.

    이 분해에서 독자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사실 하나뿐이다. 비용은 거의 확실하게 줄일 수 있지만, 타이밍과 종목 선택은 결과가 좋든 나쁘든 실력인지 운인지 한 판으로는 가릴 수 없다. 다음 절부터의 실험은 그 둘을 떼어 놓는 도구다.

    규칙을 기계에 맡기면

    게임에서 매번 고민하며 누른 버튼을 규칙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규칙은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10년 전체에 한 번에 돌려 볼 수 있다. 아래 빌더에서 규칙을 고르면 ST.backtest가 가상 시장 10년 전체에 즉시 적용한다(17장). 신호는 다음 날 종가에 체결되므로 미래를 몰래 보지 않는다.

    LAB

    규칙 기반 자동매매 빌더

    규칙 연수익(CAGR)—
    비교 대상—
    최대 낙폭(규칙/비교)—
    매매 횟수 · 보유 비율—
    해볼 것: ① 이평 교차에서 짧은 이평을 5일로, 긴 이평을 20일로 줄여 매매 횟수와 비용을 본다. ② 같은 설정을 별빛바이오에 걸어 본다. ③ 리밸런싱(지수 + 고른 종목)의 간격을 1개월에서 24개월까지 바꿔 본다. (편도 비용 기본값 0.12%는 수수료 0.015%와 매도세 0.20%의 절반을 더한 값 근처다. 현금 이자는 0으로 둔다. 비교 대상은 그대로 보유, 리밸런싱에서는 같은 비중으로 시작해 되돌리지 않는 계좌다.)

    대부분의 설정에서 신호 규칙은 그대로 보유보다 최대 낙폭을 줄이지만, 연수익도 함께 줄어든다. 하락을 피하려고 나가 있는 동안 반등도 함께 놓치기 때문이다. 짧은 이평일수록 매매 횟수가 늘고 비용 슬라이더에 민감해진다. 분할 매수와 리밸런싱은 수익을 올리는 규칙이라기보다 후회와 쏠림을 줄이는 규칙이다. 이 차이를 다음 실험에서 계좌 단위로 본다.

    한결의 규칙은 18장에서 정한 그대로다. 1,000만원은 6개월에 나눠 넣고, 매달 70만원을 자동으로 적립하고, 지수 ETF 80%에 위성 네 종목(한빛·누리·다온·모아)을 5%씩 두고, 1년에 한 번 비중을 원래대로 돌린다. 여기에 두 가지 흔한 대안을 붙인다. 하나는 마음에 드는 한 종목에 전부 넣는 몰빵, 다른 하나는 며칠마다 최근 5일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자주 매매다.

    LAB

    한결의 규칙 vs 몰빵 vs 자주 매매

    해볼 것: ① 10년 전체에서 몰빵 대상을 한빛과 다온으로 바꿔 본다. 결과의 폭이 얼마나 넓은가? ② 기간을 3년으로 줄이고 시작 시점을 끌어 약세장이 들어간 3년을 찾는다. ③ 자주 매매 주기를 1일로 줄인다. (모든 계좌가 1,000만원 + 매달 70만원, 수수료·거래세·스프레드 한 칸·배당세를 반영한다. 소수점 단위까지 산다고 단순화했다.)

    몰빵의 결과는 어느 종목을 골랐느냐로 거의 다 정해진다. 같은 10년인데 한 종목은 계좌를 세 배 넘게 키우고, 다른 종목은 지수에도 못 미치면서 중간에 계좌가 3분의 1로 쪼그라드는 구간을 지난다. 미리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면 몰빵은 결과의 폭을 넓히는 선택이다. 자주 매매는 비용 열이 말해 준다. 최근에 많이 오른 종목을 쫓는 규칙은 수수료와 거래세로 매년 계좌의 몇 퍼센트를 내고, 그만큼을 이겨야 본전이다. 한결의 규칙은 어느 구간에서도 1등은 드물지만 꼴찌도 드물다.

    비용이 얼마나 빨리 불어나는지는 따로 떼어 보면 더 분명하다. 아래 곡선은 연 6%를 버는 계좌가 1년에 몇 번 왕복 매매를 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얼마가 되는지다. 곡선 위의 점을 끌어 매매 횟수를 바꾼다.

    $$\text{연 비용률} \approx \text{연 왕복 횟수} \times \bigl(2 \times \text{수수료} + \text{거래세} + \text{스프레드}\bigr)$$
    왕복: 사고 다시 파는 것 한 번. 2026년 대표값으로 수수료 0.015%, 거래세 0.20%이면 스프레드를 빼고도 왕복 약 0.23%다.
    SIMULATOR

    매매 빈도 vs 비용: 10년 뒤 남는 돈

    점을 끈다
    연 왕복 횟수—
    연 비용률—
    10년 뒤 1,000만원—
    비용으로 사라진 돈—
    해볼 것: ① 점을 1년 1회(리밸런싱)에서 52회(매주)로 끈다. ② 250회(매일)까지 끌면 연 6% 계좌가 어떻게 되는가? ③ ETF로 바꾸고 수수료를 0.005%로 낮춘다. 비용이 줄어도 매일 매매의 곡선이 버티는가? (총 수익은 매매와 상관없이 연 6%라고 가정했다. 실제로는 매매가 수익을 올린다는 보장도 없다.)

    1년에 한 번 리밸런싱하는 계좌는 비용으로 거의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매주 갈아타면 연 15% 안팎, 매일 갈아타면 연 6%를 버는 계좌가 10년 뒤 원금의 일부만 남는다. 이 정도면 "얼마나 잘 고르느냐"보다 "얼마나 덜 사고파느냐"가 먼저다. 수수료가 0에 가까워도 거래세와 스프레드는 남는다.

    운인가 실력인가

    게임에서 지수를 크게 이겼다면 실력일까. 이 질문에 답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은 아무렇게나 고른 결과와 비교하는 것이다. 눈을 가리고 종목표에 다트를 던지는 원숭이를 1,000마리 풀어 보자. 이번에는 다섯 회사 대신 16장에서 쓴 가상 유니버스 300종목(10년, 중간에 상장폐지된 종목 포함)에서 고른다.

    LAB

    다트 던지는 원숭이 1,000마리 vs 지수

    지수를 이긴 원숭이—
    원숭이 중간값(연)—
    지수(연)—
    하위 5% · 상위 5%—
    해볼 것: ① 종목 수 1에서 원숭이들의 분포 폭과 '이긴 비율'을 본다. 절반이 안 되는 이유는? ② 종목 수를 30 이상으로 늘린다. ③ 상장폐지 종목을 표에서 지우면(생존 편향, 17장) 원숭이들이 갑자기 실력자가 된다. (지수는 300종목을 같은 금액씩 산 동일가중 보유다. 원숭이도 같은 금액씩 사서 10년 동안 그대로 둔다.)

    한두 종목을 고른 원숭이들의 분포는 넓고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진다. 소수의 대박 종목이 평균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평균은 지수와 같아도 중간값은 지수보다 낮고 이긴 원숭이는 절반이 안 된다. 그러면서도 상위 5% 원숭이는 지수를 해마다 몇 %p씩 이긴다. 1,000마리 가운데 수십 마리는 "10년 동안 시장을 이긴 투자자"가 되어 있다. 아무 실력 없이. 게임의 한 판 결과도 이 분포의 한 점이다.

    종목 고르기가 어렵다면 시장 전체를 들고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은 어떨까. 아래 게임은 지수와 현금 사이 스위치 하나만 준다. 날짜는 가려져 있고, 첫 1년의 흐름만 미리 보여 준 뒤 한 번 누를 때마다 1주일, 4주, 또는 한 분기가 흐른다. 남은 약 9년 동안 지수를 그대로 들고 있던 사람을 이겨 보자.

    GAME

    시장 타이밍 게임: 스위치 하나로 9년

    —
    내 계좌—
    그대로 보유—
    스위치 횟수—
    주식에 있던 기간—
    해볼 것: ① 급락이 시작된 것 같을 때 현금으로 바꾸고, 회복했다고 느낄 때 돌아온다. ② 끝까지 가서 내 계좌와 그대로 보유를 비교한다. ③ 이번에는 한 번도 스위치를 누르지 말고 13주씩만 진행해 본다. (1,000만원 시작, 스위치할 때마다 수수료와 스프레드로 약 0.05%, 현금 이자 연 3%. 가상 시장 지수의 2년째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쓴다.)

    급락을 피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언제 돌아오느냐다. 이 가상 시장에서 가장 크게 오른 날들은 급락 한복판과 직후에 몰려 있다. 겁이 나서 나가 있는 동안 반등의 첫 며칠이 지나가 버린다. 그 효과만 떼어 본 것이 다음 실험이다.

    SIMULATOR

    최고의 날을 놓치면

    그대로 보유—
    그날들을 뺀 계좌—
    빠진 날 중 급락기 전후—
    해볼 것: ① 최고의 날 10일만 빠져도 10년 수익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② 최악의 날만 빼면? 둘 다 빼면? ③ 빠진 날들이 차트 아래 눈금에서 어디에 몰려 있는지 본다. (1,000만원을 SB 종합지수에 10년, 빠진 날에는 현금(이자 0)으로 둔다고 가정. 배당·비용 제외. 급락기 전후는 급락 구간 앞뒤 약 60거래일.)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은 서로 가까이 붙어 있다. 그래서 최악의 날만 골라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둘 다 빠지는 경우가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시장 타이밍이 실패하는 이유는 판단이 틀려서가 아니라, 맞히려면 나가는 날과 들어오는 날을 두 번 맞혀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한 줄이 아니라 분포로

    지금까지는 이미 정해진 가상의 10년 안에서 놀았다. 하지만 한결에게 필요한 것은 앞으로의 30년이다. 미래는 한 줄의 그래프로 그릴 수 없으므로, 그럴듯한 미래를 1만 개 만들어 겹쳐 본다. 이것이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Monte Carlo)이다. 주식은 연 기대수익 7%·변동성 18%, 채권은 3%·5%, 둘의 상관 0.1이라는 교육용 가정으로 ST.gbm이 월 단위 경로를 만든다.

    SIMULATOR

    몬테카를로: 내 비중으로 그린 미래 1만 갈래

    낸 돈—
    중간값—
    나쁜 쪽 5%—
    낸 돈보다 적을 확률—
    해볼 것: ① 주식 비중 0%와 100%에서 띠의 폭을 비교한다. ② 기간을 5년으로 줄이면 '낸 돈보다 적을 확률'이 어떻게 변하는가? ③ 비중을 70%로 두고 매달 적립을 0으로 바꾼다. (시작 1,000만원, 명목 금액, 물가·세금·비용 제외, 매달 비중을 되돌린다고 보았다. 가정일 뿐 예측이 아니다.)

    띠는 아래에서부터 5%, 25%, 50%(중간값), 75%, 95% 백분위다. 주식 비중을 올리면 중간값은 올라가지만 띠가 아래위로 함께 벌어진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낸 돈보다 적을 확률'은 줄어들지만 0이 되지는 않는다. 중간값을 계획의 숫자로 쓰더라도, 계획이 버텨야 하는 것은 아래쪽 띠다.

    분포의 아래쪽 띠를 숫자 말고 몸으로 느끼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그런 구간을 지나가 보는 것이다. 가상 시장의 두 하락 구간과 그보다 깊은 가상 폭락에 내 비중을 넣어 본다. 한결은 −30%까지는 견디겠다고 정했다(MoneyBook 12장).

    LAB

    하락장 생존 테스트

    계좌 최대 낙폭—
    넣은 돈 대비 가장 깊은 손실—
    구간 끝 계좌—
    −30% 선—
    해볼 것: ① 깊은 폭락에서 주식 비중을 100%로 둔다. −30% 선을 넘는가? 넘지 않는 비중은 어디까지인가? ② '−30%에 팔기'를 켜고 깊은 폭락을 본다. 구간 끝 계좌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③ 적립을 끄고 켜며 회복 속도를 비교한다. (1,000만원 시작, 주식 부분은 SB 종합지수, 나머지는 연 3% 채권. 매달 비중을 다시 맞춘다. 깊은 폭락은 급락 구간의 하루 수익률을 1.6배로 키운 가상 시나리오다.)

    같은 하락장이라도 주식 비중에 따라 계좌가 겪는 깊이가 다르다. 주식 비중이 높으면 깊은 폭락에서 −30% 선을 넘는다. 숫자로 정한 한계선은 넘는 순간 "팔아야 한다"는 신호로 바뀌기 쉽고, 바닥에서 판 계좌는 반등을 놓친 채 구간을 끝낸다. 생존 테스트의 목적은 수익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끝까지 들고 갈 수 있는 비중을 미리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목적지를 정한다. 매달 얼마를 몇 %로 굴리면 60세에 얼마가 되는지, 거꾸로 목표가 있으면 매달 얼마가 필요한지 계산한다. 그래프를 위아래로 끌어 목표선을 옮긴다.

    SIMULATOR

    은퇴까지 적립 목표 계산

    목표선을 끈다
    60세 예상 금액—
    목표—
    목표에 필요한 월 적립—
    목표 도달 나이—
    해볼 것: ① 수익률을 5%에서 7%로 올렸을 때와, 적립을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을 때를 비교한다. ② 연 적립 증가율을 3%로 둔다(월급이 오르면 적립도 올린다). ③ 오늘 돈 보기를 끄면 같은 결과가 얼마나 커 보이는가? (27세, 시작 1,000만원, 33년. 수익률은 매년 같다고 가정했다. 실제로는 위 몬테카를로처럼 흩어진다.)

    수익률 2%p 차이는 33년 동안 엄청난 차이를 만들지만, 수익률은 내가 정할 수 없다. 내가 정할 수 있는 것은 적립 금액, 적립을 늘리는 속도, 그리고 비용이다. 목표 계산기는 그 셋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흔들릴 때를 위한 장치

    계획을 망치는 것은 대개 계산이 아니라 그 순간의 마음이다(24장). 아래 게임은 가상 시장의 실제 장면 여덟 개를 날짜 없이 보여 주고,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할지 묻는다. 점수는 결과가 아니라 미리 정한 규칙을 지켰는지로 매긴다. 결과는 선택한 뒤에 공개된다. 규칙을 지켰는데 결과가 나쁜 장면도 있다.

    GAME

    공포와 탐욕: 여덟 장면의 결정

    —
    —
    선택하면 그다음 1년이 공개된다.
    규칙을 지킨 결정—
    이 장면 다음 1년—
    해볼 것: ① 처음에는 마음 가는 대로 고른다. ② 처음부터 다시, 이번에는 아래에서 만들 투자 정책서를 옆에 두고 고른다. ③ 규칙을 지켰는데 1년 뒤 결과가 나빴던 장면을 찾아본다. 그래도 그 결정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장면은 가상 시장 데이터에서 골랐다.)

    규칙을 지킨 결정이 늘 돈을 번 것은 아니다. 고점에서 계속 적립하면 1년 동안 손실을 보기도 한다. 그래도 규칙이 필요한 이유는, 결과가 좋은 결정과 나쁜 결정을 그 순간에는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분할 수 없는 문제에 매번 새로 답하는 대신, 차분할 때 한 번 답해 두는 것이 투자 정책서다.

    마지막 실험은 실험이라기보다 문서다. 이 장의 실험들에서 고른 값을 모아 한 장짜리 투자 정책서(IPS, Investment Policy Statement)를 만든다. 비중을 바꾸면 가상 시장 10년에 돌린 최대 낙폭이 감내선을 넘는지 바로 알려 준다.

    LAB

    내 투자 정책서 카드

    나의 투자 정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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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볼 것: ① 핵심 비중을 50%로 낮추고 위성 상한을 20%로 올린다. 예상 낙폭이 감내선을 넘는가? ② 감내선을 −20%로 낮추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③ 카드를 '글로 복사'해 메모장에 붙여 두고, 게임을 한 판 더 할 때 옆에 둔다. (예상 낙폭은 정한 비중과 리밸런싱 주기 그대로 가상 시장 10년에 돌린 최대 낙폭이다. 위성은 한 종목 상한을 지키도록 한빛·누리·다온·모아·별빛 순서로 나눠 담는다고 보았다. 적립과 채권은 넣지 않았다.)

      정책서는 길 필요가 없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얼마나, 언제 사고, 언제 비중을 고치며, 무엇을 하지 않을지. 이 여섯 줄이 있으면 급락 뉴스가 나온 날에도 새로 결정할 것이 거의 없다. 이 장의 게임을 한 판 더 해 보면 정책서를 옆에 두었을 때 버튼을 누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NOTE 한결한결의 투자 노트 · 25장

      실험실에 한결의 규칙을 걸어 두다

      한결은 18장에서 정한 규칙을 그대로 실험실의 상대 계좌로 올렸다. 1,000만원을 6개월에 나눠 넣고, 매달 70만원을 적립하고, 지수 ETF 80%에 한빛·누리·다온·모아를 5%씩 담고, 1년에 한 번 비중을 되돌린다. 가상 시장 10년 전체에 돌려 보니 넣은 돈 약 9,610만원이 약 1억 6,300만원(시간가중 연 약 8.3%)이 되었다. 같은 돈을 지수 ETF에만 넣었다면 약 1억 4,900만원, 한빛반도체 한 종목에 몰았다면 약 3억 2,400만원, 다온은행 한 종목이었다면 약 1억 4,200만원이었다. 5거래일마다 최근에 많이 오른 종목으로 갈아탔다면 비용과 세금으로 5,000만원 넘게 내고 약 9,500만원, 넣은 돈보다 적게 남았다(위 비교 실험의 값).

      한결은 숫자를 보고 두 가지를 적었다. 몰빵이 이긴 경우는 종목을 잘 골랐기 때문이 아니라, 10년이 지난 뒤에야 그 종목이 한빛이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같은 몰빵이 다온이었다면 지수에도 못 미치고 중간에 −68%를 겪었다. 그리고 한결의 계좌도 가는 길에 고점 대비 약 −41%까지 빠졌다. 스스로 정한 −30% 감내선보다 깊다. 급락 구간 한 번이 그 차이를 만들었다. 한결은 이제 독자에게 이 계좌를 이겨 보라고 내민다. 이기는 판은 분명히 있다. 다만 여러 판을 했을 때도 이길 수 있는지가 질문이다.

      이 장에서 정한 것한결의 규칙(지수 80 + 위성 20, 적립식, 연 1회 리밸런싱)을 실험실의 기준 계좌로 삼는다.
      아직 남은 문제10년 최대 낙폭 약 −41%가 감내선 −30%보다 깊다. 주식 밖 자산을 함께 둘지, 감내선을 다시 볼지.
      다음 단계26장 용어집과 종합 퀴즈로 책 전체를 정리한다.

      핵심 정리

      1. 실제 매매에는 호가 단위, 스프레드, 미끄러짐, 수수료, 거래세, 배당세가 붙는다. 주문이 크거나 호가가 얇을수록, 자주 사고팔수록 이 비용이 커진다.
      2. 내 계좌는 같은 기간의 지수 보유, 미리 정한 규칙과 비교해야 평가할 수 있다. 입금이 있으면 시간가중 수익률로 비교한다.
      3. 지수 대비 성과는 타이밍(주식 비중), 종목 선택, 배당,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확실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비용이다.
      4. 한 판의 승리는 실력의 증거가 아니다. 무작위로 고른 포트폴리오도 일부는 지수를 크게 이기고, 집중할수록 결과의 폭이 넓어지고 중간값은 낮아진다.
      5. 시장 타이밍은 나갈 때와 돌아올 때를 두 번 맞혀야 한다.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은 붙어 있어서, 나가 있는 사이 반등을 놓치기 쉽다.
      6. 미래는 분포로 본다. 계획은 중간값이 아니라 나쁜 쪽 띠와 하락장에서도 버틸 수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차분할 때 투자 정책서로 적어 둔다.

      확인 퀴즈

      1. 1년짜리 게임에서 내 계좌는 +9%, 같은 기간 지수 그대로 보유는 +15%였다. 성과 분해에서 '타이밍' 막대가 크게 음수로 나왔다면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타이밍 항목은 \((e-1)\,r_m\)이다. 주식 비중 \(e\)가 1보다 작은 날 지수가 오르면 음수가 쌓인다. 종목이 덜 오른 것은 종목 선택, 수수료는 비용, 배당은 배당 항목에 잡힌다.

      2. 연 수익 6%를 기대하는 계좌가 매주 한 번씩 종목을 전부 갈아탄다(왕복 0.23% + 스프레드). 10년 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52회 × (0.23% + 스프레드 약 0.1%) ≈ 연 17%다. 수수료를 0으로 만들어도 거래세 0.20%와 스프레드는 남는다. 비용은 매매 횟수에 거의 정비례한다.

      3. 원숭이 1,000마리가 각자 1종목씩 무작위로 골라 10년 보유했다. 원숭이들의 평균 수익은 지수와 비슷했다. 그런데 지수를 이긴 원숭이가 절반보다 적은 이유는?

      개별 종목의 장기 수익률 분포는 오른쪽 꼬리가 길다. 평균은 몇 개의 큰 승자가 끌어올리고, 대부분의 종목은 그 평균보다 못하다. 그래서 적게 고를수록 '평균적인' 결과를 얻기 어렵다.

      4. 몬테카를로 결과에서 30년 뒤 중간값이 5억원, 나쁜 쪽 5%가 2억원이었다. 은퇴 계획에 이 숫자를 쓰는 방법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몬테카를로는 미래를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 가능한 결과의 폭을 보여 주는 도구다. 20번에 한 번쯤 오는 나쁜 결과에서도 버틸 수 있는지가 계획의 튼튼함이다. 그리고 이 분포조차 가정(기대수익·변동성)에 달려 있다.

      5. 시장 타이밍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이 장의 실험이 보여 준 것은?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은 같은 변동성 높은 시기에 붙어 나온다. 최악을 피하려고 나가면 최고도 같이 놓친다. 나갈 때와 돌아올 때를 두 번 맞혀야 이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