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터 투자
같은 날 오른 주식들을 모아 보면 공통점이 보일 때가 있다. 싼 주식끼리 함께 오르고, 최근에 오른 주식이 또 오르고, 돈을 잘 버는 회사가 조용히 앞서 간다.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빼고도 남는 이런 공통의 움직임을 팩터(Factor)라고 부른다. 이 장에서는 300개 종목이 든 가상의 시장에서 팩터 포트폴리오를 직접 만들고, 그 수익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아프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함께 본다.
- 팩터를 "여러 종목의 수익률을 함께 움직이는 공통 특성"으로 이해하고, 시장 베타 다음에 오는 가치·규모·모멘텀·퀄리티·저변동성을 구분한다.
- 점수 → 순위 → 5분위 → 롱숏(또는 롱온리 틸트)으로 팩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순서를 손으로 따라간다.
- 팩터 프리미엄의 두 가지 설명(위험에 대한 보상, 사람의 행동 편향)과 그 차이가 미래에 뜻하는 바를 비교한다.
- 프리미엄이 있어도 5~10년씩 지는 기간이 흔하다는 것을 확률로 확인하고, 상관이 낮은 팩터를 섞는 효과를 본다.
- 펀드 수익을 팩터로 분해(회귀)해 진짜 실력과 팩터 노출을 가르고, 스마트 베타 ETF·붐비는 거래·팩터 동물원의 함정을 안다.
팩터란 무엇인가
14장에서 본 CAPM은 한 종목의 기대수익을 하나의 숫자, 시장 베타(Market beta)로 설명했다. 시장이 1% 오를 때 평균적으로 몇 % 움직이는가. 그런데 1990년대 초 연구자들이 미국 주식 수십 년 치를 정리해 보니 베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차이가 꾸준히 남았다. 장부가치에 비해 싼 주식이 비싼 주식보다, 작은 회사가 큰 회사보다 평균적으로 더 벌었다. 이것이 유명한 파마-프렌치 3팩터 모형(시장·가치·규모, 1993년)의 출발점이다. 이후 모멘텀(1997년 무렵), 수익성과 투자(2015년 5팩터) 같은 팩터가 덧붙었다.
팩터라는 말은 어렵지 않다. 한 종목의 한 달 수익률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보는 방법이다. 시장 전체가 움직여서 생긴 몫, 그 회사가 "싼 주식"이어서 생긴 몫, "작은 회사"여서 생긴 몫, 그리고 나머지 그 회사만의 사정(신제품, 소송, 경영진)이 만든 몫. 앞의 공통 조각들이 팩터이고, 마지막 조각은 고유 위험(Idiosyncratic risk)이다. 고유 위험은 13장에서 본 것처럼 종목을 많이 담으면 서로 상쇄되어 사라진다. 팩터는 아무리 많이 담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장의 실험은 엔진이 만든 가상의 유니버스(ST.universe())에서 한다. 300개 가상 종목의 10년(120개월) 월 수익률이고, 종목마다 가치·규모·퀄리티·저변동성 점수가 있다. 실제 시장 데이터가 아니라 교육용으로 만든 가짜 시장이며, 팩터 프리미엄도 엔진에 넣어 둔 가정(가치 연 3%, 소형 2%, 퀄리티 2.5%, 저변동 1.5%, 그리고 지난 추세가 이어지는 성질에서 생기는 모멘텀)이다. 종목 이름도 무작위로 지은 것이다. 가정을 알고 있는 가짜 시장이라서, 우리가 데이터에서 무엇을 "발견"하는지와 실제로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먼저 가장 단순한 그림을 본다. 가로축은 각 종목의 가치 점수(오른쪽일수록 싼 주식), 세로축은 그 달의 수익률이다. 달을 바꿔 가며 싼 주식이 정말 더 버는지 눈으로 찾아보자.
가치 점수와 다음 달 수익: 300개의 점
한 달 동안의 그림은 거의 무작위로 흩뿌린 점이다. 가치 점수와 수익률의 상관은 0.1을 넘기 어렵다. 팩터는 종목 하나의 운명을 맞히는 도구가 아니다. 수백 개의 종목, 수십 개월을 모았을 때 평균이 아주 조금 기우는 현상이다. 이 "조금"을 얻으려면 많이 담고, 오래 들고, 그동안 생기는 잡음을 견뎌야 한다. 이 장 전체가 이 문장을 숫자로 풀어 쓰는 과정이다.
팩터 포트폴리오 만들기
"싼 주식"이라는 특성이 정말 돈이 되는지 확인하려면 특성을 하나의 수익률 시계열로 바꿔야 한다. 방법은 정해져 있다. 매달 모든 종목에 점수를 매기고, 점수 순서로 줄을 세우고, 다섯 무리(5분위(Quintile))로 나눈다. 가장 높은 무리를 사고(롱), 가장 낮은 무리를 팔아(숏) 둘의 차이를 본다. 이 차이가 그 팩터의 수익률이다. 다음 달에는 점수를 다시 매겨 같은 일을 반복한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이 과정을 한 단계씩 진행한다. "다음 단계"를 누를 때마다 300개의 점이 움직인다. 마지막 단계까지 간 다음 "다음 달"을 눌러 같은 규칙이 달마다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을 확인한다.
팩터 포트폴리오를 한 단계씩
한 달 한 달의 팩터 수익은 동전 던지기에 가깝다. 이제 120개월을 모두 모아 다섯 분위의 연평균 수익을 막대로 본다. 팩터를 바꿔 가며 막대가 계단처럼 올라가는지(단조 증가), 아니면 들쭉날쭉한지 보자. 계단 모양이 뚜렷할수록 그 특성이 수익률과 꾸준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5분위 포트폴리오: 계단이 보이는가
가상의 시장에서도 결과는 깔끔하지 않다. 가치의 5분위는 1분위보다 높지만 가운데는 들쭉날쭉하다. 엔진에 연 3%의 가치 프리미엄을 분명히 넣었는데도 10년치 데이터로는 계단이 흐릿하다. 저변동성은 수익률 자체는 오히려 낮은데 변동성이 절반 가까이라서 위험 대비로 앞선다. 이것이 실제 연구에서 말하는 저변동성 이상 현상(Low-volatility anomaly)의 모양이다. 위험을 더 졌는데 더 벌지 못한다는 점에서, 위험이 클수록 기대수익이 높다는 원칙(MoneyBook 12장)과 어긋난다.
다섯 가지 팩터
수많은 팩터 가운데 수십 년 동안 여러 나라에서 반복해서 확인되었다고 평가받는 것은 손에 꼽는다.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를 다룬다. 각각 무엇을 재는지, 어떤 지표로 점수를 매기는지 먼저 정리한다.
이 가운데 모멘텀은 다른 팩터와 성격이 다르다. 회사의 재무제표가 아니라 가격 자체에서 점수를 만들고, 점수가 매달 크게 바뀐다. 그래서 정의(얼마 동안의 수익률로 점수를 매기는가, 얼마나 들고 있는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아래에서 형성기간(점수를 매기는 과거 기간)과 보유기간을 직접 바꿔 유니버스에서 다시 계산해 본다.
모멘텀 직접 만들기: 형성기간과 보유기간
이 가상 시장에서는 종목마다 몇 달 이어지는 추세를 넣어 두었기 때문에, 짧은 형성기간(3개월 안팎)이 가장 강하게 나오고 보유기간을 늘리면 효과가 빠르게 줄어든다. 실제 시장에서 널리 쓰는 정의는 지난 12개월 수익률에서 최근 1개월을 뺀 12-1 모멘텀이다. 최근 1개월을 빼는 이유는 아주 짧은 기간에는 오히려 되돌림(단기 반전)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다. 같은 "모멘텀"이라도 정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그 정의를 데이터를 보고 고르는 순간 17장의 과최적화 문제가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규모 팩터에는 다른 함정이 있다. 작은 회사 주식은 호가 사이 간격(스프레드)이 넓고 한 번에 많이 사고팔기 어렵다(3장). 논문 속 소형주 수익은 거래비용을 빼기 전 숫자인 경우가 많다. 회전율과 비용을 넣어 보자.
소형주 효과와 거래비용
왕복 비용이 3%인 종목을 1년에 한 번 전부 갈아 치우면 그것만으로 연 3%가 사라진다. 실제로 규모 팩터는 1981년 처음 보고된 뒤 미국에서 그 효과가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고, 남은 효과도 가장 작고 거래가 어려운 종목에 몰려 있다는 지적이 있다. 팩터의 "이론상 수익"과 "내 계좌에 남는 수익" 사이에는 비용이라는 강이 흐른다.
왜 프리미엄이 있을까
공짜 점심은 없다는 시장에서 싼 주식을 사기만 하면 더 번다는 것은 이상하다. 설명은 크게 두 갈래다.
위험 보상설은 팩터가 실제로 위험하다고 본다. 가치주는 부채가 많거나 사업이 쇠퇴하는 회사가 많아 불황에 먼저 쓰러진다. 소형주는 돈줄이 막히면 먼저 흔들린다. 투자자는 이런 위험을 지는 대가로 평균적으로 더 받는다. 이 설명이 맞다면 프리미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그 프리미엄은 가장 힘든 때, 다른 모든 것이 떨어질 때 함께 빠진다.
행동 편향설은 사람들의 실수에서 프리미엄이 나온다고 본다. 나쁜 소식이 이어진 회사를 지나치게 비관해서 너무 싸게 팔고(가치), 좋은 소식이 천천히 가격에 반영되어 추세가 이어진다(모멘텀). 따분하고 안정적인 회사는 관심을 받지 못해 덜 비싸다(퀄리티, 저변동성). 이 설명이 맞다면 프리미엄은 공짜에 가깝지만, 많은 사람이 알고 돈이 몰리면 줄어들 수 있다. 그런데도 남아 있는 이유로는 공매도 제약, 몇 년씩 지는 전략을 버티지 못하는 펀드매니저의 경력 위험 등이 꼽힌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이 있다. 프리미엄을 얻으려면 무언가를 견뎌야 한다. 위험이든, 남들과 다르게 가는 외로움이든. 다음 절은 그 견딤이 얼마나 긴지를 다룬다.
팩터의 긴 겨울
팩터 투자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장기적으로는"이다. 문제는 그 장기가 얼마나 긴가이다. 아래는 유니버스의 다섯 팩터(롱숏) 누적 수익이다. 아래쪽 손잡이 두 개를 끌어 기간을 고르면, 그 시점에 투자를 시작했다면 어땠을지로 곡선이 다시 맞춰진다. 강조할 팩터를 고르면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기간이 칠해진다.
팩터별 누적 수익과 침체기
10년이라는 기간 안에서도 팩터마다 몇 년씩 고점 아래에 머문 시기가 있다. 실제 시장은 더 혹독했다. 미국의 가치 팩터(싼 주식 − 비싼 주식)는 대략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십수 년 동안 부진했고, 고점 대비 누적 낙폭이 약 50%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 그동안 "가치 투자는 죽었다"는 기사가 반복해서 나왔다. 모멘텀은 2009년 봄 급반등장에서 그동안 많이 떨어졌던 주식들이 한꺼번에 튀어 오르면서 몇 달 사이 큰 손실(모멘텀 붕괴(Momentum crash))을 냈다.
그렇다면 프리미엄이 정말 있는 팩터라도 10년 동안 질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진 10년치로는 답할 수 없으니 엔진과 같은 가정으로 50년을 새로 뽑아 본다. 그리고 10년짜리 창을 한 달씩 밀면서 그 10년 동안 팩터가 이겼는지를 센다(롤링 승률(Rolling win rate)).
50년 가상 역사와 롤링 승률
계산은 간단하다. 연 기대 프리미엄이 \(\mu\), 연 변동성이 \(\sigma\)이고 해마다 독립이라면, \(T\)년 동안의 평균 수익은 평균 \(\mu\), 표준편차 \(\sigma/\sqrt{T}\)인 분포를 따른다. 그 평균이 0보다 작을 확률이 \(T\)년 동안 질 확률이다.
팩터 프리미엄이 연 3%, 변동성이 10%라는 것은 신호(3) 대비 잡음(10)이 매우 큰 상태다. 그래서 10년치 성적표로는 그 팩터가 진짜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직접 맞혀 보자. 아래 곡선은 연 3%의 프리미엄이 있는 팩터이거나, 프리미엄이 0인 가짜 팩터다. 변동성은 둘 다 10%다.
진짜 팩터일까, 가짜 팩터일까
10년짜리 곡선으로는 진짜와 가짜를 열에 일곱 번 정도밖에 가려내지 못한다. 실제 투자자는 이 게임을 실시간으로, 자기 돈을 걸고 한다. 몇 년 지는 동안 "이 팩터는 원래 없던 것 아닐까", "이제는 사라진 것 아닐까"를 의심하게 되는데, 그 의심을 데이터로 깔끔하게 해소할 방법이 없다. 팩터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방법이 아니라 이 의심을 견디는 일이다.
팩터 섞기
팩터 하나가 몇 년씩 지는 것이 문제라면, 서로 다른 때에 지는 팩터를 섞으면 된다. 14장의 분산 원리를 종목 대신 팩터에 적용하는 것이다. 먼저 팩터들이 서로 얼마나 함께 움직이는지 상관계수를 본다. 칸을 누르면 두 팩터의 월 수익률 산점도가 나온다.
팩터 상관 지도
실제 시장에서 가치와 모멘텀은 대표적인 음의 상관 짝이다. 싼 주식은 대개 그동안 떨어진 주식이고, 모멘텀이 좋은 주식은 대개 그동안 올라서 비싸진 주식이기 때문이다. 한쪽이 질 때 다른 쪽이 이기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둘을 섞으면 얼마나 부드러워질까. 아래에서 섞는 비중과 상관을 바꿔 30년을 돌린다. 오른쪽 곡선 위의 점을 끌어 비중을 바꿔도 된다.
가치 + 모멘텀 섞기
음의 상관이 강할수록 섞은 포트폴리오의 변동성과 최대 낙폭이 크게 줄고, 수익 ÷ 변동성은 두 팩터 어느 것보다 높아진다. 여러 팩터를 함께 담는 멀티팩터(Multi-factor) 전략이 나온 이유다. 다만 상관도 고정된 숫자가 아니어서, 위기 때는 평소에 따로 놀던 것들이 함께 떨어지기도 한다.
팩터 노출 분해: 실력인가, 팩터인가
팩터라는 렌즈는 펀드를 평가하는 데도 쓰인다. 어떤 펀드가 10년 동안 지수보다 연 3% 더 벌었다고 하자. 그 3%는 펀드매니저의 실력일까, 아니면 싼 주식이나 작은 회사 주식을 많이 담았기 때문일까. 이 장 첫머리의 식을 펀드 수익률에 맞춰(회귀) 보면 노출(\(\beta, v, s\))과 남는 몫(\(\alpha\))이 나온다. 노출로 설명되는 수익은 보수가 낮은 팩터 상품으로도 얻을 수 있다. 진짜 실력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alpha\)뿐이다.
가상 펀드의 수익을 팩터로 분해하기
가치형 펀드의 수익은 거의 전부 팩터로 설명된다. 같은 노출을 스마트 베타 ETF로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높은 보수를 낼 이유가 줄어든다. 진짜 알파가 있는 펀드도 10년치로 그것을 증명하기는 어렵다. 연 2%의 알파라도 펀드 고유 잡음이 크면 t값이 2를 넘지 못한다. 이것이 액티브 펀드의 과거 성적만 보고 실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스마트 베타 ETF
팩터를 개인이 직접 구현하려면 수백 종목을 매달 다시 매기고 사고팔아야 한다. 이 일을 규칙대로 대신해 주는 것이 스마트 베타(Smart beta) 또는 팩터 ETF다. 시가총액 대신 가치 점수, 모멘텀, 퀄리티, 낮은 변동성, 배당 같은 기준으로 종목과 비중을 고른 지수를 따라간다. 액티브 펀드처럼 사람이 판단하지 않고, 공개된 규칙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15장의 지수 ETF와 액티브 펀드 사이에 놓인다.
| 시가총액 지수 ETF | 스마트 베타 ETF | 액티브 펀드 | |
|---|---|---|---|
| 종목 선택 | 시가총액 순 | 공개된 팩터 규칙 | 매니저 판단 |
| 연 보수(대략) | 0.05~0.2% | 0.2~0.6% | 0.8~1.5% |
| 회전율 | 낮음 | 중간(팩터에 따라 높음) | 매니저마다 다름 |
| 지수와의 차이(추적오차) | 거의 없음 | 연 3~6% 안팎 | 크다 |
| 기대할 수 있는 것 | 시장 수익 | 시장 + 팩터 프리미엄 − 비용 | 시장 + 알파(있다면) − 비용 |
스마트 베타를 고르는 것은 "지수와 다르게 가겠다"는 결정이다. 그 차이(추적오차)는 몇 년씩 마이너스일 수 있다. 앞에서 본 침체기를 상품의 언어로 바꾸면 이렇다. 아래는 팩터 틸트를 30년 동안 들고 있을 때 지수 대비 연 초과수익의 분포다. 핵심은 진짜 프리미엄이 얼마인지 우리가 모른다는 점이다. 그 불확실성을 슬라이더로 넣는다.
팩터 틸트 vs 지수: 30년 결과 1,000개
프리미엄이 있다고 확신할수록 30년 결과는 좋아 보인다. 그러나 그 확신 자체가 과거 데이터에서 온 것이고, 미래의 프리미엄은 과거보다 작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논문으로 발표된 이상 현상은 발표 뒤 수익이 평균적으로 꽤(대략 3분의 1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다음 절이 그 이유 가운데 하나다.
붐비는 거래
행동 편향설이 맞다면, 같은 팩터를 쫓는 돈이 늘어날수록 싼 주식은 덜 싸지고 프리미엄은 줄어든다. 게다가 모두가 같은 종목을 사고팔면 거래비용(가격 충격)도 커진다. 이를 붐비는 거래(Crowded trade)라고 한다. 아래 그림에서 팩터 전략에 몰린 돈을 끌어 늘려 보자.
몰려드는 돈과 줄어드는 프리미엄
붐비는 거래의 더 큰 위험은 빠져나갈 때다. 같은 종목을 들고 있는 펀드들이 한꺼번에 팔면 그 종목들이 동시에 급락한다. 2007년 8월 여러 퀀트 펀드가 비슷한 롱숏 포지션을 동시에 정리하면서 며칠 사이 큰 손실을 낸 사건(퀀트 지진)이 자주 거론되는 예다. 팩터가 유명해질수록 기대 프리미엄은 줄고, 꼬리 위험은 커질 수 있다.
팩터 동물원
지금까지 다섯 팩터를 봤지만, 학술지에 "수익률을 예측한다"고 보고된 특성은 수백 개에 이른다. 2016년 한 연구는 300개가 넘는 팩터를 모아 정리하면서 이를 팩터 동물원(Factor zoo)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많은 팩터가 정말 다 있을까. 실험해 보자. 아무 의미 없는 무작위 점수를 종목마다 붙이고, 상위 20%를 사고 하위 20%를 판 수익률의 t값을 잰다. 이것을 200번 반복한다.
무작위 특성 200개에서 팩터 "발견"하기
기준을 t > 2로 두면 진짜 효과가 전혀 없어도 시험한 것의 약 5%가 "유의한 발견"이 된다. 수천 명의 연구자와 투자자가 같은 데이터로 수만 가지 특성을 시험하면, 그중 수백 개가 논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연구자는 새 팩터라면 t값 3 이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 5년에서 찾은 최고의 팩터가 뒤 5년에서 무너지는 모습은 17장에서 다룰 과최적화와 표본 밖 검증의 예고편이다. 살아남을 만한 팩터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고, 여러 나라·여러 시기에서 반복되고, 비용을 빼고도 남는 것들이다. 이 장의 다섯 팩터가 그나마 그 조건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종합: 나만의 팩터 틸트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재료를 모두 합친다. 다섯 팩터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고르면 매달 종목마다 고른 팩터 점수의 평균(합성 점수)을 매기고, 상위 몇 %를 같은 비중으로 담는다. 매달 바뀌는 종목 수만큼 거래비용을 낸다. 비교 대상은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은 지수다. 아래쪽 그림은 지수 대비 상대 성과이고, 칠해진 구간은 상대 성과가 이전 최고점을 밑돌던 기간, 곧 지수에 뒤지고 있던 기간이다.
팩터 틸트 실험실
여러 팩터를 섞은 틸트는 대개 한 팩터만 쓴 것보다 뒤처지는 기간이 짧고 얕다. 그러나 어떤 조합에서도 지수보다 뒤진 기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용을 올리면 회전율이 높은 조합부터 무너진다. 그리고 이 실험실 자체가 하나의 함정이다. 슬라이더와 체크박스를 이리저리 바꿔 가장 좋은 조합을 찾는 순간, 우리는 팩터 동물원에 동물을 한 마리 더 넣고 있는 것이다.
위성 몫을 무엇으로 고를까
한결은 계좌의 큰 몫(핵심)을 지수 ETF로 채우기로 했다(15장). 남은 위성 몫, 예컨대 시드 1,000만원의 20%인 200만원과 매달 70만원 중 14만원을 어떤 기준으로 고를지가 이번 질문이다. 먼저 다섯 회사를 팩터의 눈으로 다시 봤다. 모멘텀은 가상 시장의 지난 12개월 수익률에서 최근 1개월을 뺀 값, 변동성은 연 변동성이다. 누리식품과 다온은행이 가장 덜 흔들린다.
| 회사 | 가치(PBR) | 퀄리티(ROE) | 모멘텀(12-1) | 변동성 |
|---|---|---|---|---|
| 한빛반도체 | 1.2 | 12% | −0.8% | 38% |
| 누리식품 | 1.19 | 12.5% | +2.0% | 20% |
| 별빛바이오 | 3.0 | −16.8% | +301.9% | 65% |
| 다온은행 | 0.3 | 5% | +12.1% | 25% |
| 모아플랫폼 | 3.0 | 6% | −23.8% | 42% |
팩터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한다. 가치로는 다온은행이 1등이지만 ROE 5%는 "싸서 싼" 회사일 수 있다. 모멘텀으로는 별빛바이오가 압도적 1등이지만 퀄리티로는 꼴찌다. 무엇보다 이 장의 첫 시뮬레이터가 보여 준 것처럼, 종목 하나의 다음 달 수익은 팩터 점수로 거의 설명되지 않는다. 팩터는 수백 종목에 걸쳐 평균이 조금 기우는 현상이다. 그래서 한결은 "다섯 회사 중 팩터 점수 좋은 하나"가 아니라, 위성 몫을 고를 때 쓸 기준 자체를 정리했다.
기대도 숫자로 적어 두었다. 위성 200만원이 지수(연 7% 가정)보다 연 2%p 더 번다고 해도 10년 뒤 차이는 약 80만원(약 473만원 대 393만원)이다. 반대로 프리미엄 연 3%, 변동성 10%라는 넉넉한 가정에서도 10년 통째로 질 확률이 약 17%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작고, 견뎌야 할 기간은 길다.
핵심 정리
- 팩터는 여러 종목의 수익률을 함께 움직이는 공통 특성이다. 시장 베타 다음으로 가치·규모·모멘텀·퀄리티·저변동성이 대표적이다. 고유 위험과 달리 많이 담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 팩터 포트폴리오는 점수 → 순위 → 5분위 → 상위 매수·하위 공매도(롱숏)로 만든다. 개인과 대부분의 ETF는 지수 비중을 기울이는 롱온리 틸트를 쓰며, 롱숏 프리미엄의 일부만 얻는다.
- 종목 하나의 다음 달 수익은 팩터 점수로 거의 설명되지 않는다. 팩터는 수백 종목·수십 개월의 평균이 조금 기우는 현상이다.
- 프리미엄의 설명은 위험 보상설(남지만 아플 때 함께 아프다)과 행동 편향설(알려지고 돈이 몰리면 줄 수 있다)로 나뉜다.
- 연 3% 프리미엄, 10% 변동성이면 10년 동안 질 확률이 \(\Phi(-0.95)\approx 17\%\)다. 10년 성적표로는 진짜 팩터와 가짜 팩터를 가리기도 어렵다. 실제로 가치 팩터는 십수 년 부진했다.
- 가치와 모멘텀처럼 상관이 낮거나 음수인 팩터를 섞으면 변동성과 낙폭이 줄고 위험 대비 수익이 좋아진다.
- 펀드 수익을 팩터로 회귀하면 노출과 알파를 가를 수 있다. 팩터 노출로 설명되는 수익은 더 싼 상품으로도 얻을 수 있다.
- 스마트 베타 ETF는 지수와 다르게 가는 선택이다. 보수·회전율·추적오차, 그리고 프리미엄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함께 산다.
- 돈이 몰리면 프리미엄은 줄고 비용과 꼬리 위험은 커진다. 무작위 특성 200개 중 약 5%는 t > 2로 "유의"하게 나온다. 수백 개의 팩터 동물원 대부분은 데이터 마이닝의 산물일 수 있다.
확인 퀴즈
1. 12-1 모멘텀은 지난 12개월 수익률로 순위를 매기되 최근 1개월을 뺀다. 최근 1개월을 빼는 주된 이유는?
2. 연 기대 프리미엄 3%, 변동성 10%인 팩터가 지난 10년 동안 손실이었다. 가장 타당한 해석은?
3. 가치와 모멘텀을 함께 담는 멀티팩터 전략의 가장 큰 근거는?
4. 무작위로 만든 특성 200개를 시험했더니 t값이 2를 넘는 특성이 11개 나왔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5. 연 보수 1.5%인 액티브 펀드의 수익을 팩터로 회귀했더니 시장 노출 1.0, 가치 노출 0.9, 알파는 0에 가깝고 R²가 0.95였다. 이 결과가 말해 주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