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와 ETF
"오늘 시장이 1% 올랐다"는 말은 누가 정한 것일까. 시장에는 수천 개의 종목이 있고, 오늘도 절반 가까이는 내렸다. 그 많은 움직임을 숫자 하나로 줄이는 장치가 지수(Index)이고, 지수는 사람이 정한 규칙이다. 규칙을 바꾸면 같은 시장이 전혀 다른 숫자로 보인다. 이 장은 지수를 직접 만들어 보고, 그 지수를 그대로 사는 상품인 ETF가 어떤 장치로 지수에 붙어 있는지, 그 장치가 새는 곳(추적오차·괴리·보수)은 어디인지, 그리고 왜 2배 ETF는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녹아내리는지를 하나씩 움직여 본다.
- 가격 가중·시가총액 가중·동일 가중 지수를 계산하고, 같은 종목으로 만든 지수가 왜 다른 수익률을 내는지 설명한다.
- 기준 시점·기준값·제수(divisor)의 역할, 유동주식 반영과 종목 교체가 지수와 주가에 주는 영향을 말한다.
- ETF의 설정·환매와 지정참가회사·유동성공급자(LP)가 괴리율을 지우는 과정을 따라가고, NAV·iNAV·괴리율·추적오차·추적차이를 구분한다.
- 총보수와 숨은 비용이 30년 적립에서 가져가는 몫을 계산하고, "액티브 펀드의 평균은 비용만큼 지수에 진다"는 산술을 증명한다.
-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일일 재조정과 변동성 끌림, 합성 ETF의 상대방 위험, 테마 ETF의 집중 위험, 분배금의 구조를 판단한다.
지수는 규칙이다: 세 가지 가중 방식
지수의 기본 생각은 단순하다. 몇 개의 종목을 정해 바구니에 담고, 바구니의 값이 기준일에 비해 얼마나 변했는지를 숫자 하나로 나타낸다. 문제는 "바구니에 무엇을 얼마씩 담느냐"다. 담는 비율, 곧 가중 방식(Weighting)이 지수의 성격을 정한다. 대표적인 방식은 셋이다.
- 가격 가중(Price-weighted): 종목마다 한 주씩 담는다. 주가가 비싼 종목이 지수를 많이 움직인다. 회사의 크기와는 상관이 없다. 1896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다우 산업평균과 일본의 닛케이 225가 이 방식이다.
- 시가총액 가중(Market-cap weighted): 회사 전체를 담는다. 주가 × 주식 수, 곧 시가총액(Market cap)(2장)이 큰 회사가 지수를 많이 움직인다. KOSPI, KOSPI 200, S&P 500 같은 대부분의 대표 지수가 이 방식이다.
- 동일 가중(Equal-weighted): 종목마다 같은 금액씩 담는다. 작은 회사도 큰 회사와 같은 목소리를 낸다. 가격이 움직이면 비중이 어긋나므로 정해진 날마다 다시 같게 맞춰야(리밸런싱) 한다.
지수 값은 바구니의 지금 값을 기준일의 값과 비교해 기준값(보통 100이나 1,000)을 곱한 것이다. 시가총액 가중 지수라면 다음과 같다.
아래는 ST.CO의 다섯 가상 회사로 만든 작은 시장이다. 막대는 각 회사의 주가 변화이고, 꼭대기의 손잡이를 위아래로 끌어 주가를 바꾼다. 아래 세 줄은 같은 주가 변화를 세 가지 규칙으로 계산한 지수다(기준값 1,000). 버튼으로 막대 위에 어떤 방식의 비중을 표시할지 고른다.
다섯 회사로 지수 직접 만들기
ST.CO, 유동주식 비율은 모두 100%로 단순화했다.)세 지수가 같은 날 서로 다른 숫자를 낸다. 어느 것도 틀리지 않았다. 각각 다른 질문에 답할 뿐이다. 시가총액 가중은 "시장에 있는 돈 전체가 얼마나 불었나", 동일 가중은 "평범한 종목 하나가 얼마나 올랐나", 가격 가중은 "비싼 주식이 얼마나 올랐나"에 답한다. 셋째 질문은 경제적 의미가 약하다. 주가의 높낮이는 회사를 몇 주로 쪼갰는지에 달린 숫자일 뿐이기 때문이다(9장의 액면분할). 그래서 오늘날 새로 만드는 지수는 거의 시가총액 가중이고, 가격 가중 지수는 역사 때문에 남아 있다.
10년 동안 쌓이면: 큰 종목이 지수를 끌고 간다
하루의 차이는 작아 보여도 10년 동안 쌓이면 다른 시장처럼 보인다. 이 책의 가상의 시장(ST.market(), 교육용으로 만든 가짜 가격)에서 다섯 회사의 10년 종가로 세 지수를 만들어 본다. 동일 가중은 분기(63거래일)마다 20%씩 다시 맞춘다. 차트 아래의 두 손잡이를 끌어 기간을 고르고, "시총 비중"을 눌러 시가총액 가중 지수 안에서 각 회사의 몫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본다.
같은 다섯 회사, 세 지수의 10년
시가총액 가중 지수에는 다른 방식에 없는 장점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그 종목의 시가총액과 지수 비중이 함께 커지므로, 지수를 따라 사는 펀드는 가격이 움직여도 아무것도 사고팔 필요가 없다. 들고 있기만 하면 비중이 저절로 맞는다. 동일 가중은 오른 종목을 팔고 내린 종목을 사는 리밸런싱을 계속해야 하므로 거래 비용이 들고, 가격 가중은 액면분할 같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비중이 뒤틀린다. 이 "가만히 있어도 되는 성질"이 시장 전체를 싸게 사는 상품을 가능하게 한다. 대가는 집중이다. 시장이 몇몇 거대 기업에 쏠리면 지수도 그 기업들에 쏠린다(13장의 분산 효과가 생각보다 작아진다).
기준 시점, 기준값, 그리고 제수
지수는 어느 날을 기준 시점(Base date)으로 정하고 그날의 바구니 값을 기준값(Base value)으로 놓는다. KOSPI는 1980년 1월 4일을 100으로, KOSPI 200은 1990년 1월 3일을 100으로 놓았다. KOSDAQ은 1996년 7월 1일을 100으로 시작했다가 지수가 너무 낮아지자 2004년에 기준값을 1,000으로 바꿨다. 그래서 "KOSPI 2,500"은 대략 "1980년 초보다 시장의 값이 25배"라는 뜻이다. 그사이 새로 상장한 회사들 때문에 시장이 커진 몫은 아래의 제수가 걸러 낸다.
바구니의 시가총액은 주가가 움직이지 않아도 변한다. 회사가 유상증자로 주식을 더 찍으면(9장) 시가총액이 늘고, 종목을 빼고 다른 종목을 넣으면 합계가 갑자기 바뀐다. 이것을 그대로 두면 아무도 돈을 벌지 않았는데 지수가 뛴다. 그래서 지수는 분모인 제수(Divisor)를 함께 고친다. 원칙은 하나다. 사건 직전과 직후의 지수 값이 같아지도록 제수를 바꾼다.
아래에서 세 회사로 시작한 지수에 사건을 하나씩 일으켜 본다. "다음 단계"를 누를 때마다 하루가 지나거나 사건이 생긴다. "제수 조정 끄기"를 켜면 지수가 사건마다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지 보인다. 가중 방식을 가격 가중으로 바꾸면 액면분할 단계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본다.
제수: 사건이 생겨도 지수는 뛰지 않는다
유동주식: 실제로 살 수 있는 주식만 센다
회사 주식 가운데 창업자·모회사·정부가 가진 몫은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가 그 몫까지 사려고 하면 살 물량이 없어 가격만 끌어올린다. 그래서 KOSPI 200이나 S&P 500 같은 지수는 시가총액에 유동비율(Free-float ratio)을 곱한 유동 시가총액으로 비중을 정한다. 한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비중 상한을 두는 지수도 있다.
유동주식 반영과 비중 상한
종목 교체: 편입과 편출
지수는 구성 종목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정해진 날마다(정기 변경) 시가총액·거래량 기준으로 다시 줄을 세워 기준을 넘은 회사는 넣고(편입), 기준 아래로 떨어진 회사는 뺀다(편출). 상장폐지나 합병이 생기면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이 규칙에는 두 가지 숨은 효과가 있다. 첫째, 지수는 살아남은 승자의 명단이다. 무너진 회사는 편출되고 커진 회사가 편입되니, 오랜 기간의 지수 차트에는 사라진 회사들의 실패가 잘 보이지 않는다(이 생존 편향은 17장에서 다시 만난다). 그렇다고 지수 투자자가 손해를 피한 것은 아니다. 편출되기 전까지 떨어진 몫은 지수 안에서 고스란히 겪었다. 둘째, 지수를 따라가는 돈이 커지면 편입 자체가 주가를 움직인다. 지수 펀드는 편입일 종가에 그 종목을 정해진 비중만큼 반드시 사야 하기 때문이다.
아래 애니메이션은 별빛바이오가 지수 편입 대상으로 발표된 뒤 30거래일이다. 0일에 발표, 20일에 편입된다. 슬라이더로 "지수 펀드가 사야 하는 물량"(유동주식 대비)을 바꾸고 재생한다.
편입 발표부터 편입일까지: 지수 효과
지수에 따라 같은 시장이 다르게 보인다
앞에서 본 차이는 실제 시장에서도 늘 생긴다. 같은 해에 시가총액 가중 지수는 오르는데 동일 가중 지수는 내리는 일이 흔하다. 몇몇 거대 기업만 오르고 대부분의 종목은 내린 해다. 이런 해에 "지수는 사상 최고인데 내 계좌는 왜 이럴까"라는 말이 나온다. 반대로 거대 기업 몇 개가 무너지면 대부분의 종목이 멀쩡해도 지수는 크게 빠진다. 뉴스의 "시장"은 어느 지수인가를 먼저 물어야 하는 이유다.
이제 거꾸로 해 본다. 가상의 네 회사가 1년 동안 움직인 모습과 세 지수 A·B·C가 주어진다. 회사 정보만 보고 어느 선이 시가총액 가중 지수인지 맞혀 본다.
어느 선이 시가총액 가중 지수일까
네 회사의 주가·주식 수를 보고 고른다.
ETF: 지수에 붙어 있는 장치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한 것이다. 펀드의 기본 구조(기준가와 좌수, 운용사·수탁사의 역할)는 MoneyBook 15장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ETF만의 장치에 집중한다. 핵심은 한 가지 질문이다. 거래소에서 사람들이 마음대로 사고파는 가격이 어떻게 바구니의 실제 가치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는가.
먼저 세 가지 값을 구분한다. NAV(Net asset value, 순자산가치)는 바구니에 든 자산을 그날 종가로 모두 더하고 보수 같은 부채를 뺀 다음 ETF 한 주당으로 나눈 값이다. 하루 한 번 계산된다. iNAV(Indicative NAV,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는 같은 계산을 장중 실시간 가격으로 몇 초마다 다시 한 값이다. 시장 가격은 거래소에서 실제로 체결되는 가격이다. 시장 가격이 NAV(장중에는 iNAV)에서 벗어난 비율을 괴리율(Premium/discount)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ETF마다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를 한 곳 이상 두게 하고, LP는 호가가 비지 않도록 매수·매도 주문을 계속 내야 한다. LP는 대개 지정참가회사 역할도 하는 증권사다. 시장 가격이 바구니보다 비싸면 LP는 바구니를 사서 ETF를 설정해 비싸게 팔고, 싸면 ETF를 사서 환매해 받은 바구니를 판다. 이익을 얻으려는 행동이 그대로 괴리를 지우는 힘이 된다. 아래에서 그 과정을 한 단계씩 따라간다.
설정과 환매: LP가 괴리를 지우는 과정
설정·환매 덕분에 ETF의 좌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인기가 많으면 늘어나고 외면받으면 줄어든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고 가격이 바구니 가치보다 계속 비싸지지 않는 이유다. 거꾸로 말하면, 이 장치가 작동하지 못하는 순간에 괴리가 커진다. 바구니 안 자산을 사고팔 수 없을 때가 대표적이다.
괴리가 벌어지는 시간: 기초 시장이 닫혀 있을 때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지수 ETF를 생각해 보자. 한국 장이 열린 낮에는 미국 시장이 닫혀 있다. 바구니 안 주식을 지금 사고팔 수 없으니 LP는 위험을 정확히 헤지하지 못하고 호가 간격을 넓힌다. 게다가 iNAV는 전날 밤 미국 종가로 계산되어 멈춰 있는데, 그사이 미국 지수 선물이나 환율은 움직인다. 이때 보이는 괴리의 일부는 "잘못된 가격"이 아니라 "멈춘 iNAV"의 착시다.
괴리율: LP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실전에서 얻을 교훈은 셋이다. 거래량이 적은 ETF는 시장가 주문 대신 지정가로 사고, iNAV와 호가를 함께 본다. 장 시작 직후와 마감 동시호가처럼 LP 호가가 비기 쉬운 시간은 피한다. 해외 지수 ETF의 괴리율은 해외 시장이 열려 있는 시간의 값과 함께 해석한다.
추적오차와 추적차이
괴리율이 "시장 가격과 바구니 가치의 차이"라면, 이번에는 "바구니 가치와 지수의 차이"다. ETF는 지수를 완벽히 복제하지 못한다.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대략 다섯이다. 보수가 매일 조금씩 빠진다. 환매 대비로 현금을 조금 들고 있다. 수백 종목을 모두 사지 않고 일부만 담는다(샘플링(Sampling), 표본 복제). 종목 교체일에 실제로 사고팔며 비용을 낸다. 배당금을 받아 다시 투자하기까지 시차가 있다.
이 차이를 재는 숫자가 둘 있고, 둘은 다른 것을 잰다.
- 추적차이(Tracking difference): 일정 기간 ETF 수익률 − 지수 수익률. 평균적으로 얼마나 뒤처졌나. 보수가 주로 여기에 나타난다.
- 추적오차(Tracking error): 매일의 수익률 차이가 얼마나 들쭉날쭉한가(표준편차를 연 단위로). 얼마나 고르게 따라갔나. 샘플링과 현금이 주로 여기에 나타난다.
보수만 있는 ETF는 지수보다 매일 똑같이 조금씩 뒤처지므로 추적차이는 있지만 추적오차는 거의 0이다. 반대로 보수가 없어도 들쭉날쭉하게 따라가면 추적오차는 크지만 장기 추적차이는 0에 가까울 수 있다. 아래 생성기로 가상 시장 지수를 10년 따라가는 ETF를 만든다. 세 슬라이더가 차이를 만드는 세 원인이다.
추적오차 생성기
ETF를 고를 때 보수만 보지 말고 실제 추적차이를 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보수가 같아도 운용 솜씨(보유 주식 대여 수익, 교체일 매매, 배당 처리)에 따라 실제로 뒤처지는 정도가 다르다. 운용사가 공시하는 ETF의 1년·3년 수익률을 같은 기간 지수 수익률과 나란히 놓고 빼 보면 된다.
총보수와 숨은 비용: 0.05%와 0.5%의 30년
보수가 장기 수익을 얼마나 갉아먹는지는 MoneyBook 15장에서 펀드의 판매보수·판매수수료와 함께 이미 보았다. 여기서는 ETF끼리의 비교에 집중한다. ETF의 비용은 여러 층이다.
| 비용 | 어디서 보이나 | 크기(2026년 기준 대표값, 약) |
|---|---|---|
| 총보수(운용·지정참가·수탁·사무관리) | 투자설명서, 매일 NAV에서 빠짐 | 국내 대표 지수 ETF 연 0.01~0.15%, 테마·액티브 ETF 연 0.3~0.8% |
| 기타 비용·매매 비용 | 운용보고서의 총 비용 비율, 매매·중개수수료율 | 연 0.01~0.3%. 회전율이 높을수록 커진다 |
| 호가 차이와 괴리 | 보이지 않음. 내가 사고팔 때 낸다 | 대형 ETF 0.01~0.05%, 거래 적은 ETF 0.3% 이상 |
| 증권사 매매 수수료 | 거래 내역 | 약 0.015%(온라인). ETF는 매도 시 증권거래세 없음 |
보수는 수익에서 떼는 것이 아니라 자산에서 매일 떼는 것이다. 그래서 오를 때든 내릴 때든,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늘 빠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자산 위에 붙는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한결의 계획처럼 시드 1,000만원에 매달 70만원을 30년 동안 넣는다(지수 연 6% 가정). A는 총보수 0.05%의 지수 ETF, B는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다른 상품이다.
30년 적립: 보수와 숨은 비용이 가져가는 몫
0.45%p는 작아 보인다. 그러나 30년 동안 연 6% 가운데 0.45%p를 떼어 주면 수익의 7.5%를 계속 양보하는 셈이고, 그 양보가 복리로 쌓인다.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라면 결과의 차이는 거의 비용의 차이다. ETF를 고르는 첫 번째 기준이 비용인 이유다.
인덱스 투자의 논리: 액티브의 산술
"전문가가 골라 주는 펀드가 지수보다 낫지 않을까?" 이 질문에는 통계를 보기 전에 산수로 답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윌리엄 샤프가 1991년에 정리한 논리다.
- 시장 전체의 수익률은 시장에 참여한 모든 돈의 수익률을 금액으로 평균한 값이다.
- 투자자는 지수를 그대로 사는 패시브와 그 밖의 액티브로 나뉜다. 패시브는 정의상 비용 전에 시장 수익률을 정확히 받는다.
- 그러므로 액티브 투자자 전체의 비용 전 평균 수익률도 시장 수익률과 같다. 전체에서 패시브를 뺀 나머지이기 때문이다.
- 액티브는 더 많은 비용(높은 보수, 잦은 매매)을 낸다. 그러므로 비용 뒤 액티브의 평균은 비용 뒤 패시브의 평균보다 반드시 낮다.
여기에는 어떤 가정도 없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가정도, 펀드매니저가 무능하다는 가정도 필요 없다. 누군가 지수를 이기면 다른 누군가는 정확히 그만큼 진다. 이기고 지는 것의 합이 0인 게임에서 참가비를 더 내는 쪽이 평균적으로 진다. 아래 히스토그램은 액티브 펀드 1,000개의 성적이다. 비용 전 분포의 평균은 정확히 시장 수익률에 있다. 비용 슬라이더를 움직여 분포를 왼쪽으로 민다.
비용만큼 왼쪽으로: 액티브 1,000개의 분포
그렇다면 실력 있는 운용사를 골라내면 되지 않을까. 문제는 실력과 운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5년의 승자가 다음 5년에도 이길까. 아래 실험실은 액티브 펀드 100개를 10년 돌린다. 가로축은 앞 5년, 세로축은 뒤 5년의 연평균 초과수익이다.
앞 5년의 승자는 뒤 5년에도 이기는가
실제 자료도 이 산술과 비슷하다. 미국·한국 모두 10~15년으로 길게 보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다수(대략 70~90%)가 비교 지수를 밑돌았다는 조사가 반복해서 나온다(조사 기관과 기간에 따라 숫자는 다르다). 앞 기간 상위 펀드가 다음 기간에도 상위에 남는 비율도 우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이 핵심 자산은 싼 지수 상품으로라는 조언의 근거다. 액티브 투자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누군가 가격을 맞추는 일을 해야 지수의 가격도 의미가 있다. 다만 그 일의 대가를 내 돈으로 낼지는 선택의 문제다(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고르는지는 16장에서 본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하루짜리 약속
레버리지 ETF(Leveraged ETF)는 지수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인버스 ETF(Inverse ETF)는 −1배(곱버스라 부르는 −2배도 있다)를 목표로 한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매일 장 마감 무렵 선물이나 스왑 포지션을 다시 맞춰야 한다. 이것을 일일 재조정(Daily rebalancing)이라 한다. 2배 ETF가 오른 날에는 자산이 늘었으니 다음 날을 위해 포지션을 더 사야 하고, 내린 날에는 팔아야 한다.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판다. 출렁이는 시장에서 이 행동은 비싸게 사고 싸게 파는 일을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이틀만 보자. 지수가 하루 +10%, 다음 날 −9.09%면 제자리다(100 → 110 → 100). 2배 ETF는 +20%, −18.18%로 100 → 120 → 98.2다. 지수는 제자리인데 2배 ETF는 1.8% 녹았다. 아래에서 하루씩 직접 진행해 본다. 지수는 오르내리다가 60일째에 정확히 출발점으로 돌아오도록 만들었다.
지수는 제자리, 2배는 녹는다: 하루씩
얼마나 녹는지는 근사식으로 계산된다(10장의 변동성 끌림). 지수의 연 로그 수익률이 \(g\), 연 변동성이 \(\sigma\)일 때 매일 재조정하는 \(L\)배 상품의 연 로그 수익률은 대략 다음과 같다.
아래 지도에서 점을 끌어 지수의 1년 수익률과 변동성을 바꿔 본다. 색은 2배 ETF의 1년 수익률이다. 굵은 곡선보다 위쪽(변동성이 큰 쪽)에서는 2배 ETF가 지수 1배보다도 못하다.
변동성 끌림 지도: 2배가 1배에 지는 곳
이제 이 책의 가상 시장 10년(급락 −34%와 약세장 −25%가 섞인)에 2배·−1배 상품을 올려 본다. 엔진의 ST.leveraged는 매일 지수 수익률에 \(L\)을 곱하고 보수(연 0.65%)와 빌린 몫의 이자(연 3%)를 뺀다. 차트 위 손잡이를 끌어 언제 샀는지 바꾼다.
가상 시장 10년: 1배와 레버리지·인버스
합성 ETF와 상대방 위험
지금까지의 ETF는 바구니에 실제 주식을 담는 실물 복제(Physical replication)였다. 원자재·해외 시장·레버리지처럼 주식을 직접 담기 어려운 지수는 합성 ETF(Synthetic ETF)로 따라가기도 한다. 운용사가 증권사(스왑 상대방)와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 계약을 맺어 "우리가 돈을 줄 테니 지수 수익률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바구니에는 지수 대신 계약과 담보가 들어 있다.
문제는 상대방이 무너지는 날에 담보도 함께 흔들리기 쉽다는 점이다. 금융 위기 때는 증권사가 무너지는 바로 그 순간 담보로 잡힌 주식과 채권 가격도 떨어진다. 이것을 엇방향 위험(Wrong-way risk)이라 한다. 아래에서 담보 비율과 부도 순간의 담보 가치 하락을 바꿔 투자자의 손실을 계산한다.
스왑 상대방이 부도나면
테마 ETF: 이름은 분산, 내용은 집중
"2차전지", "AI 반도체", "우주항공" 같은 테마 ETF는 ETF라는 그릇에 담겨 있어 분산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구니를 열면 사정이 다르다. 테마에 맞는 회사가 많지 않으니 10~30종목이 전부이고, 시가총액 가중이라 상위 3종목이 절반을 넘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같은 테마의 회사들은 같은 뉴스에 같이 움직인다(상관이 높다). 종목 수는 많아도 실제로는 몇 종목에 거는 것과 비슷하다.
테마 ETF가 출시되는 시점도 생각해 볼 문제다. 운용사는 투자자가 몰리는 테마, 곧 이미 많이 오른 테마로 상품을 만든다. 출시 직후가 테마의 고점 근처였던 사례가 많다. 아래에서 열 종목짜리 테마 ETF의 집중도를 바꿔 넓은 시장 지수와 1년 수익률 분포를 비교한다.
상위 3종목 비중과 실제 분산
분배금: 배당은 어디로 가는가
바구니 안 회사들이 배당을 주면 ETF는 그 돈을 모아 투자자에게 나눠 준다. 이것이 분배금(Distribution)이다. 국내 ETF는 보통 분기나 월 단위로 주고, 분배금이 빠지는 날(분배락)에는 그만큼 ETF 가격이 떨어진다(8장의 배당락과 같다). 분배금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다. 배당을 다시 바구니에 넣어 굴리는 총수익(TR)형 ETF도 있다.
여기서 지수 차트를 읽는 함정이 하나 생긴다. 뉴스에 나오는 KOSPI 같은 지수는 대부분 가격 지수(Price return index)다. 회사가 배당을 주면 주가가 그만큼 빠지는데 가격 지수는 그 배당을 담지 않는다. 배당까지 다시 투자했다고 가정한 총수익 지수(Total return index)와는 해마다 배당수익률만큼씩 벌어진다. 가격 지수만 보면 주식의 장기 수익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가격 지수, 총수익 지수, 분배금
세금은 상품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2026년 기준). 국내 주식으로 만든 ETF는 사고팔아 생긴 차익에 세금이 없고 분배금에만 15.4%가 붙는다. 해외 지수를 따라가는 국내 상장 ETF나 채권·원자재 ETF는 매매차익도 배당소득으로 보아 15.4%를 낸다. 이런 소득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연 2,000만원 초과)에도 합산된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직접 사면 해외 주식처럼 양도세 22%(연 250만원 공제)가 붙는다(22장). 같은 지수라도 어디에 상장된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세후 결과가 달라진다.
지수 ETF를 고르는 순서
이 장의 시뮬레이터를 한 줄씩 체크리스트로 바꾸면 다음과 같다.
| 순서 | 질문 | 이 장의 근거 |
|---|---|---|
| 1 | 어떤 지수인가? 가중 방식, 종목 수, 상위 종목 비중 | 세 가중 방식, 테마 집중 |
| 2 | 실물 복제인가 합성인가? 레버리지·인버스는 아닌가 | 상대방 위험, 변동성 끌림 |
| 3 | 총보수와 실제 추적차이는 얼마인가 | 추적오차 생성기, 30년 적립 |
| 4 | 거래량과 호가 간격은 충분한가, 괴리율은 평소 얼마인가 | 설정·환매, 괴리율 |
| 5 | 분배금과 세금은 어떻게 되는가, 어느 계좌에 담을까 | 분배금, 상품별 과세 |
마지막으로 한결의 경우를 종합 시뮬레이터에 넣어 본다. 같은 30년, 같은 적립 계획에 네 가지 상품을 각각 핵심 자산으로 쓴다면 결과의 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한다.
한결의 핵심 자산 고르기: 30년 500번
핵심은 지수 ETF로, 2배 ETF는 거절
13·14장에서 한결은 한 종목에 몰아넣기보다 넓은 지수가 같은 기대수익에 훨씬 작은 흔들림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 그 "지수"를 실제로 무엇으로 살지 정할 차례다. 한결은 계좌의 핵심(core) 몫을 넓은 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실물 복제 ETF로 채우기로 했다. 고르는 순서는 이 장에서 정리한 대로 지수 → 구조 → 비용이다.
비용부터 계산했다. 시드 1,000만원에 매달 70만원을 30년 넣고 지수가 연 6%라고 가정하면, 총보수 0.05%짜리 ETF는 약 7억 3,267만원,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0.5%짜리 상품은 약 6억 7,349만원이 된다. 보수 차이 0.45%p가 약 5,918만원을 가져간다. 한결은 보수뿐 아니라 실제 추적차이(1·3년 수익률과 지수의 차이)와 거래량도 함께 보기로 했다. 거래량이 적어 호가가 벌어진 ETF를 매달 시장가로 사면 숨은 비용이 보수 차이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가 권한 2배 레버리지 ETF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다. 가상 시장 10년에서 지수가 +79%일 때 2배 ETF는 +56%에 그쳤고, 그사이 최대 낙폭은 −68%였다. 한결이 정한 감내선 −30%를 두 배 넘게 넘는다. 지수가 제자리여도 변동성의 제곱만큼 녹는 상품을 30년 적립에 쓸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핵심 정리
- 지수는 규칙이다. 가격 가중은 비싼 주식, 시가총액 가중은 큰 회사, 동일 가중은 모든 회사의 목소리를 키운다. 같은 다섯 회사로도 10년 수익률이 +101%, +128%, +357%로 갈린다.
- 시가총액 가중 지수는 가격이 움직여도 다시 맞출 필요가 없어 싸게 따라갈 수 있다. 대가는 거대 기업으로의 집중이다. 유동주식 반영과 비중 상한이 이를 조금 누그러뜨린다.
- 제수는 유상증자·종목 교체처럼 가격이 아닌 이유로 생긴 변화를 흡수해 지수가 뛰지 않게 한다. 편입·편출은 지수 펀드의 의무 매매 때문에 주가 자체를 움직인다.
- ETF의 시장 가격은 설정·환매와 LP의 차익 거래 때문에 바구니 가치(iNAV) 근처에 붙어 있다. 이 장치가 멈출 때(거래 적은 ETF, 기초 시장 휴장) 괴리율이 커진다.
- 추적차이는 평균적으로 얼마나 뒤처졌나(주로 보수), 추적오차는 얼마나 고르게 따라갔나(주로 샘플링·현금)를 잰다. 고를 때는 실제 추적차이를 본다.
- 비용 뒤 액티브의 평균은 비용 뒤 패시브의 평균보다 반드시 낮다(샤프의 산술). 30년 적립에서 보수 0.05%와 0.5%의 차이는 약 5,900만원이다.
-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하루짜리 약속이다. 매일 재조정 때문에 변동성의 제곱에 비례해 녹고(\(2g-\sigma^2\)), 지수가 제자리여도 잃는다. 합성 ETF는 상대방 위험을, 테마 ETF는 집중 위험을 더한다.
확인 퀴즈
1. 주가 10,000원·주식 10억 주인 회사 X와 주가 200,000원·주식 1,000만 주인 회사 Y로 만든 지수가 있다. 어느 날 X만 +10% 올랐다. 지수가 더 많이 오르는 방식은?
2. 지수 구성 종목 하나가 시가로 유상증자를 해서 주식 수가 늘었다. 지수 회사가 하는 일은?
3. 어떤 ETF의 시장 가격이 iNAV보다 1.5%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기초 자산 시장은 정상적으로 열려 있다. 이 괴리를 줄이는 행동은?
4. ETF A는 매일 지수보다 정확히 0.002%씩 뒤처진다. ETF B는 매일 지수보다 무작위로 ±0.1%씩 벗어나지만 평균 차이는 0이다. 옳은 설명은?
5. 기초 지수가 1년 동안 오르내리다 정확히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수의 연 변동성은 30%였다. 보수를 무시할 때 매일 재조정하는 2배 ETF의 1년 결과로 가장 가까운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