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과 옵션
"3개월 뒤에 이 가격에 사겠다"는 약속,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도 사고판다. 주식에서 갈라져 나온 이 계약들을 파생상품이라고 부른다. 수식보다 먼저 손익 그래프를 끌어 보고, 증거금 계좌가 매일 불었다 줄었다 하는 것을 지켜보고, 꾸준히 벌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옵션 매도를 10년 동안 돌려 본다.
- 선물의 증거금·일일정산·레버리지를 이해하고, 보유비용으로 이론 선물가를 계산한다.
- 콜과 풋, 행사가와 프리미엄, 내재가치와 시간가치를 만기 손익 그래프로 읽는다.
- 이항 트리에서 블랙-숄즈로 넘어가며 옵션 가격이 정해지는 원리와 변동성의 역할을 안다.
- 델타·감마·세타·베가와 풋-콜 패리티를 그래프로 확인한다.
- 커버드콜·보호적 풋·칼라·스프레드·스트래들의 손익을 직접 조립하고, 옵션 매도의 꼬리 위험을 본다.
파생상품이란
쌀 농부는 가을에 쌀값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떡집 주인은 오를까 걱정한다. 둘이 봄에 만나 "가을에 한 가마 20만원에 사고판다"고 약속하면, 둘 다 가격 걱정을 덜 수 있다. 이 약속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된다. 값이 쌀값에서 갈라져 나오므로 파생상품(Derivative), 쌀처럼 값의 근원이 되는 것을 기초자산(Underlying)이라고 부른다.
주식시장에서 기초자산은 개별 주식, KOSPI 200 같은 지수, 금리, 환율이다. 파생상품은 크게 두 갈래다. 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의무를 주고받는 선물,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 권리를 사고파는 옵션이다. 이 장의 모든 그림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만기에 기초자산 가격이 얼마면 나는 얼마를 벌거나 잃는가?"
파생상품이 존재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위험을 옮기는 것(헤지)이다. 주식을 가진 사람은 하락 위험을 떼어 내 그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사람에게 넘길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적은 돈으로 큰 노출을 얻는 것(레버리지)이다. 두 번째가 이 장에서 가장 조심해서 볼 부분이다. 빌린 돈의 무서움은 19장에서 이미 보았는데, 파생상품은 대출 없이도 같은 효과를 낸다.
선물: 미래 가격을 오늘 약속한다
선물(Futures)은 정해진 날(만기(Expiry))에 정해진 가격으로 기초자산을 사고팔기로 한 표준화된 계약이다. 지금 돈을 주고받지 않는다. 약속만 한다. 산 사람(매수, 롱)은 가격이 오르면 벌고, 판 사람(매도, 숏)은 가격이 내리면 번다. 한 사람이 번 만큼 다른 사람이 잃는 제로섬이다.
약속만 하면 문제가 생긴다. 가격이 크게 움직였을 때 진 쪽이 도망가면 이긴 쪽은 받을 돈이 없다. 그래서 거래소가 두 가지 장치를 둔다. 첫째, 양쪽 모두 계약 금액의 일부를 담보로 맡긴다. 이것이 증거금(Margin)이다. 둘째, 손익을 만기까지 미루지 않고 매일 장이 끝날 때 정산한다. 오늘 선물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이 매도자의 계좌에서 빠져 매수자의 계좌로 옮겨진다. 이것이 일일정산(Mark-to-market)이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지수가 400일 때 지수선물 1계약을 산 사람의 계좌다. 1계약의 크기는 지수 × 25만원, 곧 1억원이다. 개시증거금은 계약 금액의 12%(1,200만원), 잔액이 8%(800만원)인 유지증거금(Maintenance margin) 아래로 내려가면 마진콜(Margin call)이 온다. "다음 날"을 눌러 하루씩 정산해 보자. 처음에는 "마진콜 때 입금한다"를 끄고 시작한다.
일일정산: 매일 움직이는 증거금 계좌
첫 경로에서는 지수가 열흘 남짓 사이에 4%쯤 빠지자 계좌가 유지증거금을 깨고, 입금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포지션이 강제로 닫힌다. 그런데 같은 경로를 끝까지 보면 지수는 결국 400 위로 돌아온다. 방향을 맞혀도 중간의 흔들림을 버틸 현금이 없으면 진다. 입금을 켜면 버틸 수는 있지만, 그만큼의 돈이 계좌에 더 묶인다. 일일정산은 손실을 미루지 못하게 하는 장치다.
증거금이 곧 레버리지다
지수가 1% 움직이면 1억원짜리 계약의 손익은 100만원이다. 그런데 내 돈은 증거금 1,200만원뿐이다. 내 돈 기준으로는 약 8.3% 움직인 셈이다. 증거금률이 낮을수록 배수는 커진다. 그래프의 손잡이를 좌우로 끌어 지수 변화를 바꿔 보자.
증거금률과 레버리지
선물 손익선은 기울기만 다를 뿐 현물과 같은 직선이다. 선물은 "주식을 빚 없이 레버리지로 산 것"과 거의 같다. 증거금률이 12%면 지수가 12% 빠질 때 증거금이 0이 되고, 그보다 더 빠지면 맡긴 돈보다 많이 잃는다. 레버리지 ETF 대부분이 안에 선물을 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15장).
베이시스와 보유비용
오늘 지수가 400인데 6개월 뒤 만기 선물은 얼마여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을 비교하면 된다. ① 오늘 400을 빌려 지수 바스켓을 사서 6개월 들고 있는다. 이자를 내지만 그동안 배당을 받는다. ② 선물을 산다. 돈은 거의 들지 않는다. 두 방법은 만기에 똑같이 지수 한 단위를 쥐게 하므로 비용도 같아야 한다. 그래서 이론 선물가는 현재가에 "이자 − 배당"만큼을 더한 값이 된다. 이것을 보유비용 모형(Cost of carry)이라고 한다.
선물가와 현물가의 차이 \(F - S\)를 베이시스(Basis)라고 한다. 금리가 배당보다 높으면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고(콘탱고(Contango)), 배당이 더 높으면 선물이 싸다(백워데이션(Backwardation)). 남은 기간이 줄수록 베이시스도 줄어 만기일에는 0이 된다. 만기에는 선물이 곧 현물이기 때문이다.
보유비용: 이론 선물가와 베이시스의 수렴
실제 선물 가격은 이론가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벗어난 폭이 거래 비용보다 커지면 싼 쪽을 사고 비싼 쪽을 팔아 차익을 얻는 차익거래(Arbitrage)가 들어와 틈을 메운다. 그래서 선물 가격은 "시장의 예측"이라기보다 현물 가격 + 보유비용에 가깝다. 선물가가 현물보다 높다고 해서 시장이 상승을 예상한다는 뜻이 아니다.
지수선물: KOSPI 200 선물
한국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파생상품은 KOSPI 200 선물과 옵션이다. 기초자산은 KOSPI 대형주 200종목으로 만든 지수다. 개별 종목을 하나하나 사지 않고도 시장 전체를 사거나 팔 수 있어서, 기관은 주식 묶음의 하락 위험을 빠르게 헤지하는 데 쓰고 ETF 운용사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만드는 데 쓴다.
| 항목 | KOSPI 200 선물(2026년 기준, 대략) |
|---|---|
| 계약 크기 | 지수 × 25만원 (지수 400이면 1계약 약 1억원). 미니 선물은 × 5만원 |
| 만기 | 3·6·9·12월 둘째 목요일 |
| 결제 | 현금결제: 만기에 주식을 주고받지 않고 차액만 정산 |
| 증거금 | 계약 금액의 약 10% 안팎. 거래소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조정 |
| 거래 시간 | 정규장과 함께 거래되고 야간 거래도 있다 |
옵션: 권리를 사고판다
옵션(Option)은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살 권리는 콜옵션(Call), 팔 권리는 풋옵션(Put)이다. 그 정해진 가격을 행사가(Strike), 권리의 값을 프리미엄(Premium)이라고 한다. 권리를 산 사람은 프리미엄을 내고, 판 사람은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상대가 권리를 쓰면 응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만기일에만 행사할 수 있으면 유럽형, 만기 전 언제든 행사할 수 있으면 미국형이다. KOSPI 200 옵션은 유럽형이다.
예를 들어 한빛반도체 주가가 72,000원일 때 "3개월 뒤 80,000원에 살 권리"(행사가 80,000원 콜)를 2,650원에 샀다고 하자. 만기에 주가가 95,000원이면 80,000원에 사서 바로 95,000원에 팔 수 있으니 권리의 가치는 15,000원, 프리미엄을 빼면 12,350원 이익이다. 만기에 주가가 75,000원이면 시장에서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권리를 버린다. 잃는 것은 낸 프리미엄 2,650원뿐이다.
그래프 위의 꺾인 점을 직접 끌어 보자. 점을 좌우로 끌면 행사가가, 위아래로 끌면 프리미엄이 바뀐다. 손익이 0이 되는 손익분기점(Break-even)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본다.
만기 손익 그래프: 행사가와 프리미엄 끌기
내재가치와 시간가치
옵션 가격은 두 조각으로 나뉜다. 지금 당장 행사하면 얻는 몫이 내재가치(Intrinsic value)다. 콜이면 \(\max(S-K, 0)\), 풋이면 \(\max(K-S, 0)\)이다. 나머지는 "만기 전까지 더 유리해질 가능성"의 값인 시간가치(Time value)다. 내재가치가 있는 옵션을 내가격(ITM), 행사가가 주가와 같으면 등가격(ATM), 내재가치가 0이면 외가격(OTM)이라고 부른다.
옵션 가격 = 내재가치 + 시간가치
시간가치는 등가격에서 가장 크다. 등가격 옵션은 만기에 내가격이 될지 외가격이 될지 가장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아주 깊은 내가격 콜은 사실상 주식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아주 깊은 외가격 콜은 거의 공짜 복권이다. 둘 다 "모름"의 값이 작다.
옵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모르는데 옵션의 "공정한 가격"을 어떻게 정할까? 핵심 아이디어는 복제다. 1년 뒤 주가가 100에서 120 또는 85 둘 중 하나가 된다고 하자. 행사가 100 콜은 120이면 20, 85면 0을 준다. 이때 주식 약 0.57주를 사고 일부를 빌리면, 두 경우 모두 콜과 똑같은 돈을 받는 묶음을 만들 수 있다. 결과가 같으면 값도 같아야 하므로 콜 가격은 그 묶음의 값이다. 신기하게도 주가가 오를 "진짜 확률"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마치 모든 투자자가 위험에 무관심해 무위험 금리만 기대하는 것처럼 계산해도 같은 답이 나오는데, 이 가상의 확률을 위험중립 확률(Risk-neutral probability)이라고 한다.
한 단계를 여러 단계로 쪼개면 주가의 갈림길이 나무처럼 퍼진다. 이것이 이항 트리(Binomial tree)다. 만기의 각 마디에서 옵션 값을 먼저 정하고, 위의 식으로 한 칸씩 왼쪽으로 거슬러 오면 오늘의 가격이 나온다.
이항 트리: 만기에서 오늘로 거슬러 계산하기
단계를 무한히 잘게 쪼개면 트리 가격은 하나의 식으로 모인다. 1973년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그리고 로버트 머턴)가 정리한 블랙-숄즈 공식(Black-Scholes)이다.
식을 외울 필요는 없다. 무엇이 들어가고 무엇이 나오는지만 알면 된다. 아래 계산기의 다섯 손잡이를 하나씩 움직여 보자.
블랙-숄즈 계산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관찰은 ①이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의견은 공식 어디에도 없다. 옵션 가격을 크게 움직이는 것은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가다. 흔들림이 크면 콜은 크게 오를 가능성, 풋은 크게 내릴 가능성을 더 많이 품는다. 반면 불리한 쪽의 손실은 프리미엄으로 막혀 있으니, 흔들림이 클수록 권리의 값이 커진다.
만기가 다가오면 곡선이 꺾은선이 된다
만기 손익 그래프는 꺾은선이었는데, 블랙-숄즈 그래프는 부드러운 곡선이다. 둘의 차이가 시간가치다. 6개월 만기 등가격 콜을 산 뒤 시간이 흐르게 해 보자.
만기 전 손익 곡선이 꺾은선으로 녹아든다
변동성과 내재변동성
블랙-숄즈의 다섯 입력 가운데 주가, 행사가, 남은 기간, 금리는 누구나 안다. 변동성만은 미래의 값이라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시장은 방향을 거꾸로 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옵션 가격을 공식에 넣고, 그 가격이 나오게 하는 \(\sigma\)를 역산한다. 이것이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IV)이다. 지난 주가로 계산한 역사적 변동성이 "지금까지 얼마나 흔들렸나"라면, 내재변동성은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흔들릴 거라고 값을 매기나"다.
내재변동성 역산: 가격에서 변동성으로
급락장에서는 사람들이 앞다퉈 풋을 사서 내재변동성이 치솟는다. KOSPI 200 옵션 가격으로 계산한 변동성 지수(VKOSPI)가 흔히 "공포 지수"로 불리는 이유다. 2020년 3월 급락 때는 평소의 두세 배까지 뛰었다. 같은 행사가라도 외가격 풋의 내재변동성이 더 높게 매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시장이 큰 하락의 가능성에 웃돈을 붙이기 때문이다.
그릭스: 옵션 가격의 민감도
옵션 가격은 다섯 입력에 따라 움직인다. 입력 하나가 조금 바뀔 때 가격이 얼마나 바뀌는지를 그리스 문자로 부른다. 이것이 그릭스(Greeks)다.
| 이름 | 무엇에 대한 민감도 | 한 줄 뜻 |
|---|---|---|
| 델타 Δ | 주가 | 주가가 1원 오르면 옵션이 몇 원 오르나. 콜 0~1, 풋 −1~0. 대략 "만기에 내가격일 확률"의 감각 |
| 감마 Γ | 주가(델타의 변화) | 주가가 움직일 때 델타가 얼마나 빨리 바뀌나. 등가격·만기 직전에 가장 크다 |
| 세타 Θ | 시간 | 하루가 지나면 옵션이 몇 원 싸지나. 산 사람에게는 매일 내는 비용 |
| 베가 ν | 변동성 | 변동성이 1%p 오르면 옵션이 몇 원 오르나. 만기가 길수록 크다 |
그릭스 곡선: 주가와 남은 기간에 따라
감마가 큰 옵션은 주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델타가 확 바뀐다. 만기 직전의 등가격 옵션이 그렇다. 하루 사이에 거의 0이던 것이 몇 배가 되거나, 그 반대가 된다. 만기일 근처 옵션이 "복권"처럼 움직이는 이유다.
시간가치 소멸
세타는 옵션을 산 사람에게 매일 빠져나가는 비용이다. 같은 시간이 흘러도 소멸 속도는 일정하지 않다. 시간가치는 대략 남은 기간의 제곱근에 비례하므로, 만기가 가까울수록 하루에 사라지는 양이 커진다.
세타: 시간가치가 녹는 속도
180일짜리 등가격 옵션은 처음 150일 동안 시간가치의 약 60%를 잃고, 마지막 30일 동안 나머지 약 40%를 잃는다. 하루 소멸 속도로 보면 마지막 30일이 처음보다 3배 넘게 빠르다. 옵션을 사는 쪽은 시간과 싸우고, 파는 쪽은 시간의 편에 선다. 그 대가가 무엇인지는 뒤의 옵션 매도 시뮬레이터에서 본다.
델타 헤지: 옵션 판 쪽은 어떻게 버티나
옵션을 판 증권사(마켓메이커)는 방향에 베팅하지 않는다. 콜을 팔았으면 델타만큼 주식을 사서 들고, 델타가 바뀔 때마다 주식 수를 다시 맞춘다. 이것이 델타 헤지(Delta hedge)다. 이항 트리에서 본 "주식과 빌린 돈으로 옵션을 복제하는" 방법을 매일 실행하는 셈이다. 헤지를 잘 하면 손익은 주가 방향이 아니라 실제로 흔들린 크기가 팔 때 매긴 변동성보다 컸느냐 작았느냐로 정해진다.
콜 100주를 판 뒤 델타 헤지하기
풋-콜 패리티
같은 행사가·같은 만기의 콜과 풋 사이에는 공식 없이도 성립하는 관계가 있다. "콜 1개 + 만기에 K를 주는 채권"과 "풋 1개 + 주식 1주"는 만기에 언제나 같은 돈을 준다. 주가가 K보다 높으면 둘 다 주식 1주 값, 낮으면 둘 다 K다. 만기 손익이 같으면 오늘 값도 같아야 한다.
저울로 확인해 보자. 콜이 시장에서 이론보다 비싸게 거래되면 저울이 기운다. 기운 쪽을 팔고 가벼운 쪽을 사면 위험 없이 차익이 남는다.
풋-콜 패리티 저울
패리티 덕분에 콜, 풋, 주식, 채권 넷 가운데 셋만 있으면 나머지 하나를 만들 수 있다. "주식 + 풋"은 "콜 + 채권"과 같으므로, 주식을 들고 풋을 사는 보호적 풋은 사실 "채권에 넣고 콜을 산 것"과 같은 손익이다. 아래 전략 빌더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옵션 전략: 다리를 조립한다
옵션 전략은 주식·콜·풋의 매수와 매도를 레고처럼 쌓은 것이다. 각 조각을 다리(leg)라고 부른다. 합친 손익은 각 다리의 손익을 더한 것이니 그래프도 그냥 더하면 된다. 자주 쓰는 조합은 다음과 같다.
- 커버드콜(Covered call): 주식을 들고 외가격 콜을 판다.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위쪽 이익을 행사가에서 자른다.
- 보호적 풋(Protective put): 주식을 들고 외가격 풋을 산다. 보험료(프리미엄)를 내고 아래쪽 손실을 행사가에서 막는다.
- 칼라(Collar): 콜을 팔아 받은 돈으로 풋을 산다. 위아래를 모두 자른다. 보험료가 거의 0이 될 수 있다.
- 스프레드(Spread): 같은 종류 옵션을 행사가만 달리해 하나는 사고 하나는 판다. 이익과 손실이 모두 묶인다.
- 스트래들(Straddle): 같은 행사가의 콜과 풋을 함께 산다. 방향이 아니라 "크게 움직인다"에 건다. 팔면 "조용하다"에 건다.
전략 빌더: 한빛반도체 100주 단위로 조립하기
어떤 전략도 공짜 점심은 아니다. 커버드콜이 받는 프리미엄은 크게 오를 때의 이익을 판 값이고, 보호적 풋의 보험료는 시간이 지나면 녹아 없어진다. 칼라는 비용이 거의 없는 대신 위와 아래를 모두 판다. 그래프가 바뀌는 것이지 기대수익이 공짜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 손익 그래프는 어떤 전략일까
옵션 매도의 위험: 작은 수익 여러 번, 큰 손실 한 번
시간가치는 매일 녹고, 외가격 옵션은 대부분 휴지가 되어 만기를 맞는다. 그렇다면 외가격 풋을 매달 팔아 프리미엄을 챙기면 되지 않을까? 실제로 이 전략은 대부분의 달에 돈을 번다. 문제는 나머지 몇 달이다. 아래는 앞 장들에서 써 온 가상의 시장(SB 종합지수, 교육용으로 만든 가짜 가격)에서 10년 동안 매달 1개월 만기 외가격 풋을 판 결과다.
매달 외가격 풋 매도 10년
기본 설정(5% 외가격, 1배)에서는 약 90%의 달이 이기지만, 가상 시장이 한 달에 약 26% 빠진 달 하나가 몇 년 치 수익을 지우고, 10년 뒤 계좌는 시작보다 적다. 같은 기간 지수를 그냥 들고 있었다면 약 79% 올랐다. 3배로 팔면 그 한 달에 계좌의 60% 넘게 사라진다. 이런 손익을 "증기 롤러 앞에서 동전 줍기"라고 부른다. 꾸준한 수익 기록이 길수록 그 전략이 안전하다고 착각하기 쉽다. 승률은 위험을 말해 주지 않는다. 한 번의 손실이 얼마나 큰지를 함께 봐야 한다.
개인 투자자와 파생상품 제도
파생상품은 손실이 원금을 넘을 수 있어서 개인 투자자에게 진입 요건이 있다. 2026년 기준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 사전 교육: 금융투자협회의 파생상품 온라인 교육을 약 1시간 이상 들어야 한다.
- 모의거래: 거래소의 파생상품 모의거래를 약 3시간 이상 해야 한다.
- 기본예탁금: 처음 거래를 시작하려면 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첫 단계 약 1,000만원, 옵션 매도까지 하는 단계는 약 2,000만원)을 넣어 두어야 한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경험에 따라 단계를 나눈다.
- 적합성 확인: 증권사는 투자 경험·목적을 확인하고, 맞지 않으면 권유할 수 없다.
개별 주식 옵션도 상장되어 있지만 거래가 많지 않은 종목이 대부분이라 호가 차이가 크다. 그래서 개인이 실제로 접하는 옵션은 대부분 KOSPI 200 옵션이다. 이 장의 한빛반도체 옵션은 이해를 위해 있다고 가정한 것이다.
한결의 투자 노트
한빛반도체 100주에 옵션을 씌우면?
한결이 위성 몫으로 들고 있는 한빛반도체가 100주라고 해 보자(평가액 720만원). 증권사 앱에서 "커버드콜로 매달 용돈 벌기"라는 글을 본 한결은 이 장의 계산기로 두 가지를 따져 보았다. 옵션은 3개월 만기, 프리미엄은 블랙-숄즈(변동성 38%, 금리 3%, 배당 2%)로 매긴 이론값이다.
커버드콜은 석 달마다 주식값의 약 3.7%를 받지만, 한빛이 크게 오르는 분기에는 그 이익을 넘겨준다. 보호적 풋은 손실을 약 −13%에서 막아 −30% 감내선 안쪽에 들게 하지만, 3개월마다 약 3.3%의 보험료가 든다. 1년 내내 들고 있으면 대략 주식값의 13%라서, 한빛의 기대수익을 거의 다 보험료로 내는 셈이다. 칼라는 비용이 거의 없지만 위아래가 모두 묶여 주식을 산 이유가 흐려진다.
게다가 한결이 옵션을 거래하려면 사전 교육, 모의거래, 기본예탁금 요건을 먼저 채워야 하고, 개별 주식 옵션은 호가 차이가 커서 이론값대로 사고팔기도 어렵다. 결론은 단순하다. 지금은 이해만 한다. 손익 그래프를 읽을 줄 알게 된 것으로 충분하다. "매달 프리미엄 수익" 광고를 보면 옵션 매도 시뮬레이터의 한 달을 떠올리기로 했다.
핵심 정리
-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에서 값이 갈라져 나온 계약이다. 선물은 사고팔 의무(손익 직선), 옵션은 사고팔 권리(손익 꺾은선)다.
- 선물은 증거금과 일일정산으로 굴러간다. 증거금률이 곧 레버리지라서, 방향을 맞혀도 중간 흔들림에 마진콜·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
- 이론 선물가는 \(F = S e^{(r-q)T}\)이다. 베이시스는 금리와 배당의 차이에서 나오고 만기에 0이 된다.
- 옵션 가격 = 내재가치 + 시간가치. 시간가치는 등가격에서 가장 크고, 만기가 다가올수록 빠르게 녹는다(세타).
- 옵션 가격은 복제와 위험중립 확률로 정해진다. 이항 트리를 잘게 쪼개면 블랙-숄즈가 되고, 가장 중요한 입력은 방향이 아니라 변동성이다. 시장 가격에서 역산한 것이 내재변동성이다.
- 델타·감마·세타·베가는 주가·델타의 변화·시간·변동성에 대한 민감도다. 풋-콜 패리티 \(C + Ke^{-rT} = P + Se^{-qT}\)로 콜·풋·주식·채권이 서로 묶인다.
- 커버드콜은 위쪽을 팔고, 보호적 풋은 아래쪽을 산다. 전략은 그래프의 모양을 바꿀 뿐 공짜 수익을 만들지 않는다. 옵션 매도는 높은 승률 뒤에 큰 꼬리 손실을 숨긴다.
확인 퀴즈
1. 지수선물 1계약(명목 1억원)을 증거금 1,000만원으로 샀다. 지수가 3% 떨어지면 증거금 대비 손익은?
2. 금리가 연 4%, 배당수익률이 연 1%일 때 지수선물 가격은 보통 현물 지수와 비교해 어떠한가?
3.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면 콜과 풋의 가격은?
4. 주식 100주를 들고 행사가가 현재가보다 높은 콜 1계약(100주분)을 팔았다. 이 전략의 만기 손익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5. 매달 외가격 풋을 팔아 10년 중 9년 넘게 매달 이익을 냈다. 이 기록에 대한 가장 적절한 해석은?